정치ㄴ지 미친지

by 신윤수

새벽에 오는 신문이 정치면으로 시작된다.


오늘(2023년 2월 6일)자 중앙일보는 1면 톱이 〈“도 넘은 무례의 극치” 대통령, 안철수 비판〉이다.


안 후보 ’윤·안연대’ 계속 주장하자

대통령실 “대통령·후보가 동격인가”

안 후보 “선거개입, 민주주의 훼손”

여권 일각 “대통령 개입, 국정부담”


요즈음 어떤 모임에서든 정치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어느새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정치는 종교와 함께 아예 금기어(禁忌語)가 되어 버렸다. 아니 극기어(克己語)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이것도 극기다), 모임 분위기를 해칠 우려가 있어 극기훈련이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정치ㄴ지 미친지’ 온통 엉터리 꾼들이 판치면서, 그들이 나라나 국민을 위한다니, 나는 정말 견디기가 힘들다. 목소리 큰, 아니 찰(察)을 가진 힘센 자만 누구든지 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갖게 된 사회?

18세기 영·정조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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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강자(强者)의 이익


예전 그리스의 철학자(소피스트)였던 트라시마코스는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라고 했다. 예전에도 대개 그런 성향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적나라하게 정치권이 바뀐 건 매우 드물다.


절대 권력자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말이든 하고, 밥도 먹고, 아무 데나 가서 회의도 할 수 있다. 여기에 대해 그는 책임도 지지 않는다. 그는 황제권을 가진 제왕이 되었고, 나머지는 ‘신민(臣民, 피치자)’가 되었다. 원래 민주주의는 치자(治者)와 피치자(被治者)가 동일한 게 원칙인데, 언제부턴가 이 사회가 치자와 피치자로 나누어진 것이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는 해바라기처럼 그를 바라보면서, 친소(親疏)관계에 따라 친/반/멀/비로 나뉘어 있다가, 얼마전부터 그나 그의 부인과 식사정치(?)에 참석했는지에 따라 진윤(眞尹)과 비진(非眞)으로 나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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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여기에 TOT 하라


군대에서 쓰는 포병 용어 중에 TOT라는 말이 있다. TOT는 ‘Time on Target’의 약자인데, 여러 포대, 대대의 포들이 한 곳에 집중사격을 하는 것이다. 각 포가 여러 곳에 방열(흩어져)되어 있으니, 표적까지의 위치와 거리에 따라 포별로 방향, 발사 시각이 달라진다.


이런 집중포격을 받으면 그곳은 초토화가 되고 만다. 요즈음 모 당의 TOT를 목격하고 있다. 전에는 누구, 지금은 누구에게 집중포격을 한다. 앞사람들은 결국 게임에서 나가던데, 뒷사람은 어쩌려나, 3·8전당대회를 앞두고 모 당은 어떤 미래나 정책 비전이 아니라 진(眞)인지 가(假)인지 하고 있으니 큰일이다.


옛날 고려말(14세기말) 우왕과 창왕이 신돈의 자식이라며 공양왕을 세우던 시기로 바뀐 모양이다. 이걸 역사에서는 폐가입진(廢假立眞)이라 한다.


우리 정치현상 중 후진적 행태는 정당이 사당(私黨)으로 바뀌어 가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아예 이름을 <尹민의힘>으로 바꾸었는지, 온통 윤(尹)의 마음(心)에 대한 이야기 뿐이다.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의 검찰 출석에 따라가는지 여부를 조사한 출석부까지 등장하고 있으니 <더불어明주당>이 되었다.


원내 제3당이던 <정의당>은 어쩌다 산산히 부서지고 흩어져 <정 의 당>이 되었나? 우리가 5천명(5개 시도에 각 1천명이 있어야 정당을 시작할 수 있다)을 모아 정당을 만들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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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처신(정치적 중립성)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어느 정당의 후보자가 국정의 최고책임자이자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 자리에 오르면, 그때부터 그는 철저하게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그가 한쪽 방향으로 트는 순간 국정의 저울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헌법 제7조

①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②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한편 정당도 민주주의을 하게 되어 있고, 그렇지 못한 정당(이건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미친 짓’를 하는 것이다)은 해산되어야 한다.


헌법 제8조

①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

②정당은 그 목적ㆍ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

③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

④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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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ㄴ지 미친지


요즈음 누가 지시하는지 어떤 정치적 반대자에게 집중포화를 쏟아대는 정치권의 모습, 이런 ‘정치ㄴ지 미친지’에 나는 경악한다.


그리고 언론이 사회의 목탁이 아니라 ‘권력의 시녀’가 되었는지,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지 안하는지 엉터리가 되어 있으니 화가 난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때에도 늘상 해오던 신년 기자회견도 하지 않고, 도어스테핑도 슬그머니 11월부터 하지 않고 있는데, ‘청와대 두고 용산에 왜 옮겨 갔나?’, ‘도어스테핑은 언제 재개하나?’도 따지지 않는 언론이 과연 무얼 하는지 궁금하다.


(한돌 생각) 정치꾼과 기자들 정신 차려라! ‘눈 떠보니 18세기’가 되었다!


(청계산 국사봉과 빈 의자) 2023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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