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시장이 불안하다. 올 들어 환율은 9% 오르고 코스피는 9% 내리고 코스닥은 21% 하락했다고 한다. 경제의 펀더멘탈이 그대로 반영된 탓이다.
특히 코스피는 주요국 주가지수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내리막을 달렸고, 8만 전자를 목표로 하던 삼성전자가 5만원을 턱거리하고 있다. 전쟁 중인 러시아를 제외하고 우리처럼 뒷걸음한 나라를 찾기 힘들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어쩌고 하던 것이 다 소용없는 짓이다. 금투세 폐지론이 무엇인가. 부자가 내는 세금이 금투세 아니던가. 지금 조세를 걷지 못하는데 여기 덧붙여 이를 내지 않는 것이 증권시장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허망하다.
환율은 수출경쟁력 약화와 내수 부진에 터잡은 것이다. 우리는 국산품 애용 등 국내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중국시장의 약화가 우리 기업을 잡는 저개발로 이어지는 현상 문제다.
우리는 단기적으로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하다.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구조개혁을 추진한다는 믿음만이 환율, 증시를 살릴 수 있다.
---------------
환율 9%↑·코스피 9%↓…올해 주요국 중 가치 하락률 1∼2위(종합)
(연합뉴스 11/17)
달러 평균 6% 강세인데 원화 더 떨어져…韓증시만 뒷걸음·코스닥-21%
"수출 경쟁력 약화·구조적 내수 부진·고령화 등 반영 결과" 분석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올해 들어 우리나라 원화와 주식 가치가 9% 가까이 뒷걸음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경제 호황과 높은 금리 수준 등에 달러 가치가 높아져 전반적으로 다른 통화들이 약세를 보였다지만, 원화 가치 절하 폭은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도 일본 엔화 다음으로 컸다.
코스피(주가종합지수)는 주요국 주가지수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내리막을 달렸고, 코스닥은 하락률이 약 20%에 이를 만큼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기적 자금 이동의 결과가 아니라 반도체 등 수출 주력 품목의 경쟁력 하락, 막대한 가계부채 부담 등에 짓눌린 구조적 내수 부진, 고령화 등에 따른 잠재성장률 훼손이 종합적으로 한국 원화와 주식 가치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간 생략)
거의 1년에 걸쳐 우리나라 원화와 주식 가치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약세를 보이면서, 단순히 환율·금융 시장의 단기 자금 이동 때문이 아니고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나 경제 기초 체력 저하에 주목하는 시장 투자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수출 중심 경제 구조가 반도체 등 경쟁력 훼손, 2기 트럼프 정부에서 격화할 글로벌 무역전쟁 등에 타격을 받아 결과적으로 성장률이 둔화할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있다"며 "여기에 내수 역시 높은 물가와 고령화, 서비스 산업 발전 부진 등으로 수출 둔화를 방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런 점들이 환율과 주가에 반영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제 구조개혁 작업은 지지부진하고, 내수 부양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한 민간 연구기관 관계자는 "정부나 한국은행의 경기에 대한 상황인식, 진단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정부나 한은은 항상 '올해도 성장률 2% 넘지 않았느냐, 내년에도 2%는 넘을 것이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쯤 되니까 나쁘지 않다' 이런 말만 되풀이하며 문제가 없다는데 무슨 대책이 나오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소비를 위축시키는 과도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지역에 값싼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 젊은 층의 주거비 문제를 해결해줘야 소비나 내수가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도 "구조 개혁도 필요하지만, 경기 사이클상 안정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구조 개혁은 선이고, 경기 부양은 악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를 극복하고 내수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오늘을 살아야 내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