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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 Nov 17. 2022

 메모가 체질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멜로가 체질’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제목이 참 웃기네'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면서  ‘난 뭐가 체질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게 꼭 맞는 것, 아무리 해도 지겹지 않은 것,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것, 그건 바로 '메모'였다.


 친한 지인이  내 무기는 ‘펜’이라고 할 정도로 나는 항상 수첩을 끼고 산다. 추천 책 제목을 메모하고, 소소한 수다 중에도 귀를 항상 쫑긋 세운다. 지인들은  이런 날 신기해한다. “ 넌, 또 뭘 그렇게 쓰고 있니?”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적어놔야 안 잊어버리죠.”


 사실 그렇다. 당시에는 생생하게 기억날 것 같은 말들도 시간이 지나면 그때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도저히 기억이 안 날 때가 있다. 뇌질환에 좋은 흑마늘 , 아이디어 상품을 모아 놓은 앱 이름 등도 들으면 바로 수첩에 저장한다. 물론 당장은 쓸모없어 보여도 경험상 필요한 순간이 온다는 것을 안다.


 메모 수첩은 내가 가장 아끼는 물건이기도 하다. 2008년 12월 23일부터 시작한 메모가 14년째다. 현재는 59호  수첩을 쓰고 있다.  수첩을 다 쓰고 나면 쓴 기간과 번호를 붙여둔다. 수첩을 쓰기 전에도 끄적이는 것은 좋아했으나, 막상 필요해서 그 메모를 찾으려면 어디에 적어뒀는지 몰라 헤매기 일쑤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지간한 것은 수첩만 찾으면 해결이 된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수첩에 메모한 것은 이런 것들이다. 이웃 블로그에서 본  박영숙 대표의 ‘미래 tv동영상’에 관한 것이다. 신문사 사장들 앞에서 한 강의인데, 50분 강의가 1초처럼 지나간다는 설명이 덧붙여져 있었다. 시간이 나면 들어 볼 요량으로 바로 메모를 했다. 또 시인인 이웃 블로거님 글을 읽다  사볼 시집 제목을 적기도 했다.


 그리고는 오늘 처리해야 할 일들을 쭈욱 적었다. 먼저 수업 교재 주문하기, 수업 필독서 읽기와 같은 업무와 관련된 일이다. 다음으로는  블로그 글쓰기, 곗돈 송금하기, 도서관 홈피 들어가 보기, 글쓰기 소재 노트 정리하기 등 잡다한 일들도  다 기록의 대상이다.


할 일이  생각나면 그때그때 추가하고, 완료한 일에는 파란색 줄을 긋는다. 하루를 마감할 때 줄 친 게 많으면, 내가 시간에 지배되지 않고 알차게 잘 살았구나라는 생각에 흐뭇하다.


 "적어 놓고 기억하는 삶, 

시간에 지지 않는 비법."


”되도록 많은 것을

적어 놓는 습관이 있어요.

적어 놓으면 기억하게 되고,

기억해내면 거기에 반응하게 되죠.

쓰지 않아서 놓치는 것들을

생각하면 종종 아득합니다.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며 사는 것과

하루를 붙잡고 기록하면서

사는 삶은 분명 달라요. “


-니콜라 바레츠 키/몽블랑 인터내셔널 ceo


2018.4.13. 조선일보 c3면


요즘은 스마트 폰에 메모하는 사람도 많지만, 종이에 꼭꼭 눌러쓰다 보면,  내용이 더 오래 각인되는 장점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메모의 좋은 점은 다음과 같다.


1. 메모를 하면 생각이 정리된다.


2. 내 삶을 관리할 수 있다.


3. 메모로 인해 가끔 생각지도 않은 기회를  

얻게 되기도 한다.


4. 인맥관리에 도움이 된다.


5. 내 삶의 꿈과 목표들을 분명하게 해 준다.


6. 나에 대해서 더 잘 알아갈 수 있다.


7. 글쓰기의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8. 어떤 일들에 대해서 사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9. 지나간 나만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다.


10.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



 이것 말고도 메모가 가져다주는 쏠쏠한 효과는 적지 않다. 글쓰기가 어렵거나 아직 메모를 안 하고 있다면, 문구점에 가서 마음에 드는 예쁜 수첩부터 하나 사자. 그리고 뭐든 적어보는 거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 할 일을 써도 좋고, 자기 전에 오늘 한 일을 적어봐도 유익하다.  하루 동안 내가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무심히 흘려보낸 시간은 없는지를 점검하면 다음날은 더 알차게 보낼 수 있다.  


또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붙잡을 수 있어서 좋다. 어떤 현상에 반응해서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감정은 붙잡아 두지 않으면 금방 사라진다.  그러니 내게 영감을 준 것들을 꼭 기록해두자.  언젠가는 쓰이게 될지도 모르니까. 적자! 생존!,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적다 보면 우리 삶에 반드시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깨알 같은 메모 tip


1. 수첩은 처음부터 너무 두꺼운 걸 사지 말고, 얇은 것으로 준비한다.


(메모가 습관이 되기 전에는 너무 두꺼운 걸 사면 이걸 언제 다 쓰나 하는 부담감도 있고, 또 가지고 다니려면 두꺼운 것보다는 얇은 게 낫다. 얇은 것, 두꺼운 것을 다 써 봤는데, 역시 얇은 게 가지고 다니기에는  훨씬 편리하다.)


2. 수첩 상단 양쪽에 페이지 수를 적는다.


 (그래야 나중에 수첩이 여러 개가 됐을 때도 지나간 정보를 찾기가 훨씬 쉽다. 예를 들어 꼭 기억했으면 하는 일들은 지금 수첩에도 5호 수첩 60p 참조, 이렇게 적어두곤 하기 때문이다.


3. 가급적 폰과 수첩을 같이 두면 좋다.


메모 하기가 더 수월하다.

( 잠잘 때도 머리맡에 수첩을 펜과 함께 둔다. 언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지 모르니...)


4. 메모는 글을 쓰는 것이지만 글뿐만 아니라, 신문이나 동네 소식지에서 스크랩한 작은 정보나, 좋아하는 인물 사진 등을 붙여 놓기도 한다. 가끔은 딸아이가 준 응원의 쪽지도 붙여 놓는다.


5. 수첩을 사면 제일 먼저  앞 면에 항상 버킷리스트를 적어둔다. 그리고 수첩을 바꿀 때마다 재수정해나가면 된다. 꿈은 적어야 하고, 적으면 계획을 하게 되고, 계획을 해야 실행이 되기 때문이다.  


6. 수첩이 여러 개 모이면 수첩을 보관하는 예쁜 상자를 하나쯤 마련한다. 다 쓴 수첩을 아무 데나 두면 어디에 뒀나 그게 생각이 안 나서 헤맬 수도 있고, 하나 둘 쌓이다 보면 아주 큰 재산(?)이 되기 때문이다.  모아 둔 수첩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흐뭇하다. 메모를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의욕이 마구 샘솟기도 한다.


7. 자랑은 하는 게 아니라지만 친구들한테 메모를 부지런히 하고 있다고 표를 내 본다. 앞으로 내가 지지치 않고 메모를 더 꾸준히 하겠다는 나만의 작은 각오를 다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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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의 좋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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