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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 Jul 16. 2023

자기 검열의 늪에서 벗어나는 방법

    


 나는 평소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다. 남 앞에 서서 주목받는 것도 싫어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큰 목소리를 내는 편도 아니다. 타고난 기질 때문인지, 권위적인 부모님 아래 자란 탓인지 눈치를 많이 보는 듯하다. 다른 사람들 말에 기분이 좌우될 때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만큼 타인은 내게 관심이 없을 텐데, 혼자 지레짐작으로 자기 검열에 들어간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이런 글은 좀 허접한 것 같은데...’ ‘이런 글을 써도 될까?...’ 그러다 보니 글을 쓰면서도 용기가 수시로 사그라든다.


 글쓰기 자신감이 기지개를 못 켜고 있는 즈음 그림책 줌강의를 들었다. 그림책은 이렇게 쓰는 것이다 맛보기만 보여준 뒤 바로 이야기를 쓰고 합평을 통해 피드백을 받았다. 당장 그림책으로 출간해도 될 것 같다는 찬사를 받는 수강생들도 있었는데, 나는 내내 지적만 받았다.  ‘내가 이렇게 글을 못 쓰는 사람이었던가? 그림책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닌데, 깜양도 안 되는 내가 괜히 그림책 강의를 신청했나’ 후회하는 마음도 컸다.  


 강사님은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창작 그림책을 쓴 건지, 실제 이야기를 기록한 건지 모르겠다. 기발한 상상력, 창의력이 안 보인다. 작가의 해석이 부족하고, 작가의 특징이 아직 미흡하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동시를 써 오면서 이미 합평에는 단련이 되어 있었기에 강사님의 지적들은 달게 받았다. 그런데 두 번째 그림책 원고를 과제로 제출했을 때 “이런 가스라이팅이 있나.” “이렇게 사람을 불편하게 하나?”라는 피드백을 들었다. 수업 내내 귀가 벌게질 정도로 얼굴이 붉어졌고,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내가 이 정도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글을 쓰는 사람이었던가 그 후로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은  곧두박질쳤다. 두번째  과제를 쓰기 전 몇 권의 동시집을 내고  그림책을 출간한 동료 문인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동료는 괜찮은 소재 같다고 써 보면 좋을 것 같다는 격려까지 했는데 강사님의 시각은 전혀 달랐다.   

  

 이후 한번 떨어진 자신감은 쉬이 회복되지 않았다. 수첩에 끄적거리긴 했으나 블로그, 브런치 그 어느 곳에도 내가 쓴 글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던 중 어제 내가 속해 있는 아동문학회 정기 총회에 다녀왔다. 회장님이 격려사를 하면서 문학회를 만든 혜암 최춘해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언급하셨다.     

“좋아하면 잘하게 된다.‘ ”끝까지 하면 반드시 목표를 이루게 된다. “     


우리가 일상적으로 다 아는 말이지만 어제는 이 말이 내 귀를 사로잡았다. ’ 그래, 맞아.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잖아. 계속하면 잘하게 되겠지.' '놓지 않고 끝까지 하면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도 이루게 되겠지.'  다시 힘을 내서 써보자 용기가 생기는 순간이었다.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 하면서 다시 글을 써야지. 이제 놓지 말고 끈기 있게 써야지.' 각오를 다졌다.


 은유 작가님도 북토크에서 말했다.

 ”타인은 생각보다 내 글에 관심이 없어요. 그러니 쓰고 싶은 글을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쓰세요. “


 그동안 타인의 말을 의식하면서 머뭇거리기 시작하니까 더 못 쓰겠고, 이런 글을 올려도 될까? 자기 검열의 늪에 빠지니까 더 쓸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자기 검열의 늪에서 벗어나는 나의 결론은 타인을 의식하지 않는 것,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다!  내게 체면을 걸어야겠다. 이제 눈치 그만 보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쓰자고. 비가 오는 일요일,  계속 노트북 앞에서 뚱땅거려 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쫓다 보면 그 분야의 수재를 만날 수 있고, 런 만남은 종종 사람들을 이전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이끌어주죠. “     

<스티브 잡스를 꿈궈 봐>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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