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힘은 크다.
피곤한 몸도 흥나는 음악 소리를 들으면 갑자기 기운이 난다. 마음이 피폐할 될 때에도 감미로운 음악을 접하면 순간 마음이 편안해진다. 음악의 선율이 경직된 심신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이처럼 음악의 힘은 무언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 인간의 감정 기복을 좌지우지하는 역동적인 에너지를 주입한다.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멕시코 사람들도 음악을 무척 좋아한다. 음악이 생활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일상적으로 즐기는 것 같다. 거리 군데군데에서 울려 퍼지는 감미로운 선율은 윤활유처럼 도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다. 사람들 간의 부대낌에서 오는 피곤함과 내리쬐는 더운 땡볕으로부터 지친 심신을 어루만지고 풀어준다. 노래 부르고 연주하는 걸 즐기는 멕시코 사람들은 어딘가 모르게 온건하고 낙천적이다.
과나후아토 센트로 거리에는 늘 흥을 돋우는 음악소리가 흘러나온다. 그 가운데 마리아치(Mariachi)가 있다. 물론 관광 이벤트 상품의 일종이지만 이곳의 풍류 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마리아치란 골목길을 휘집으며 노래하는 악단을 따라 청중들이 같이 어울리며 즐기는 노래패 문화이다. 근 2시간 정도 악단을 따라다니며 노래하고 춤추며 골목길을 순회한다. 한바탕 어울리면 마음도 상쾌하고 몸도 가뿐하다. 옆에서 그냥 구경하다가 우연히 합류하게 되는 마리아치 거리 공연은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다.
마리아치 공연은 역동적이다. 음악이 한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골목골목을 배회하며 연주하고 노래한다. 악단의 연주 노래에 맞춰 악단 뒤를 뒤따르는 참여자들도 우렁차게 합창하고 흥겨워 몸을 흔든다. 악단은 무대 위에서 연주하고 관객은 관중석에 앉아 감상하는 수동적 음악제가 아니다. 연주자와 관객이 일체가 되어 노래하고 춤춘다.
마리아치 음악단들은 멈칫멈칫하는 사람들을 음악의 향연 가운데로 잘도 이끌어 낸다. 처음에는 서먹해하는 청중들을 노래와 율동으로 서서히 달군다. 한발 비켜 구경하는 관중들의 음악 감정을 서서히 북돋아 마리아치 음악의 장으로 끌어들인다. 수동적인 사람들이 차츰차츰 적극적으로 변하면서 음악의 장은 점점 달구어진다. 놀랍게도 참여자가 되면 누구랄 것 없이 본성적으로 잠재되어 있던 흥과 열정이 품어져 나온다. 악단과 청중들이 일체가 된 음악 공동체는 작은 거리 음악 축제를 탄생시킨다.
흥겨운 축제 마당은 배우(연주자)와 관객(청중)의 이원화된 벽을 단박에 허물어 뜨린다. 축제의 열기 속에서 모두가 하나 되는 주객일체의 장이 펼쳐진다.
이제 거리와 골목을 걸으면서 연주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흥겨운 음악 행렬이 펼쳐진다. 골목골목을 지나면서 노래와 합창, 구호, 춤을 섞으면서 행렬은 음악의 향연에 녹아든다. 한발 빠진 수동적인 관찰자는 거의 사라진다. 조금 전까지 수줍고 얌전하던 사람들도 음악판에 빠져 흥겹게 어깨를 들썩인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이 시간 이곳의 거리 음악의 향연장에서는 하나가 된다. 일심동체로 어울려 손뼉 치고 노래하고 신나게 춤을 춘다.
여기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모두가 어우러져 즐기고 부대낀다. 저녁 밤 골목길에 악단과 뒤따르는 청중들이 일체가 되어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어두운 밤 가로등 거리에서 악단의 연주에 맞춰 합창이 울리고 환호가 터지는 상황을 떠올려보라. 우리 땅에서는 체험해보지 못한 신선한 문화 충격이다.
음악 선율 속에 젊은이와 연장자 간의 거리감도 금세 사라진다. 흥겨운 노래 속에 낯선 남녀 간의 어색함도 금방 녹아버린다. 마리아치 거리 음악제에서는 청중이 참여자가 되고 방관자가 주도자로 바뀐다.
사람들 간 소원하고 고독한 시대,
자아가 위축되고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과나후타오 마리아치 향연만은 어울리고, 열정이 쏫고, 흥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