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언니의 방어기제야. 언니, 언니는 지고지순한 순애보라고. 뭐? 그냥 그 남자가 누구를 만나든 누구와 자든 언니에게로 돌아오기만 하면 된다고? 언니도 그렇게 누구든 만나고 다시 그 남자에게로 돌아간다면 그것도 사랑일 거라고? 아니, 언니야 그건 사랑이 아니야. 언니도 이미 알고 있잖아. 그건 사랑이 아니라는 걸.
언젠가 언니가 나에게 그랬지. 언니는 마음에 방이 많은 것 같다고. 그건 맞는 말 같기도 해. 언니는 그냥 원체 사랑이 많은 사람이니까 여기저기 모두를 사랑할 수는 있지. 언니는 지나가는 길고양이나 산책하는 남의 강아지나 길가의 작은 들풀도 사랑하잖아. 지구를 사랑한다며 여기저기를 쏘다니잖아. 사람들을 사랑하고 어떻게든 그들의 장점을 보려고 하잖아. 언니는 사랑의 폭이 넓은 사람이야. 하지만 남자를 만나는 건 달라, 언니야.
언니가 언젠가 말도 안 되는 다자연애라든지 바람을 피우고와도 괜찮다든지 언니도 바람을 피고 다닐 거라든지 하는 말들을 늘어놓았을 때, 난 언니의 슬픈 눈을 봤어. 언니, 그거 알아? 언니는 누군가 잘못된 사람을 만나서 옳지 않은 사랑을 할 때 그렇게 막 나가더라. 전 연애에서는 그렇지 않았잖아. 전 남자 친구랑 싸우고 나에게 그의 욕을 몇 번 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런 미친 생각을 하진 않았잖아. 그게 사랑이야, 언니. 그런 미친 생각을 가지게 하는 미친놈을 만나지 마, 언니.
언니는 사랑이 무서워서 어디로든 도망칠 구실을 만들고 싶어서 여기저기 구덩이를 파고 다니는 것 같아. 그 구덩이가 아무리 따뜻하다고 해도 구덩이는 구덩이일 뿐이잖아. 그리고 언니도 이미 그걸 알고 있고. 나는 언니의 그 미친 생각들을 모두 잊게 해 줄 괜찮은 남자가 어딘가는 무조건 있다고 생각해. 언니는 사랑이 많고 매력적인 사람이니까. 사랑하게 될까 봐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미친 짓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그냥 사랑하기만 하면 되는 사람을 만나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