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유 Sep 16. 2021

가끔씩 우울감이 밀려올 때

큰일이다.


이따금씩 찾아오는 우울감 때문에, 고통스럽기 그지없다.

나 스스로 내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내가 싫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며 겪는 괴리감, 나의 초라함이 여과 없이 느껴진다.

빠르게 성장하고 싶지만, 나는 더디기만 하고 넘어야 할 산은 험난하다.


당시에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우울감이 나를 엄습해온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불쾌한 손님.


세상을 아름답게만 바라보고 싶었다. 이것만 넘어서면, 나에게 황금빛 인생이 찾아올 거야.

하지만 그 속에서 고난과 좌절 그리고 실패와 같은 허들이 늘 등장했다.


철인 3종 경기는 결승점이 있다. 그러나 인생은 죽기 전까지 마라톤의 연속이다.

속도를 줄이면 금세 뒤처질 것 같고 여기서 잠시 쉬어 가면 영영 그라운드에서 쫓겨날 것만 같았다.


내 앞을 치고 가는 사람들, 저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뛰어가는 것일까?,

어쩜 저렇게 잘 뛸 수 있는 거지?, 타고난 것일까?, 남들과 비교하며 나 홀로 순위를 매긴다.


나는 가장 꼴찌, 나는.. 안될 것만 같아.. 차라리 포기라도 하면 좋을 텐데.

죽지 못해 사는 인생, 꿈에서 깨면 다시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자기중심적 삶을 살 때가 있었다. 내가 원하는 만큼 가질 수 없어 미칠 것 같았다.

한때는 선한 일을 하며 소명을 쫓아가는 삶을 살기도 했었다. 주변에 적이 많아지고, 건강을 잃기도 했다.


양 극단의 삶에서 내려와 중도를 걷고 있는 요즘, 정체된 느낌이다.

나는 또다시 새로운 일을 향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이제는 안다. 세상을, 그리고 고난을.

가는 길 가운데서 복병이 들이닥칠 것이고, 때론, 의인이 아닌 악인의 역할로 오해를 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가끔씩 찾아오는 소소한 기쁨과 좋은 인연이 나를 살리기도 하겠지.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는 거짓이 아닌 실화였다. 인생은 힘든 게 맞았다.

그게 삶이라고 이해하니 한결 마음이 나아진다. 우리 인생이 그렇지 뭐, 매일 좋을 순 없어.


사실 따지고 보면 우울감은 하나의 감정일 뿐이다.

내가 지키고 싶었던 세계관과 새로 알게 된 사실이 부딪히며 일으킨 진동과도 같은 것.

그리고 분명한 사실은 그 파동은 시간이 흐르면 잠잠해질 것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우울감이 밀려온다. 오늘은 좀 더 여유롭게 인사해줘야지.


"우울아 안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