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아 임동민, 임동혁 듀오> 리뷰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2021 - 임동민, 임동혁 듀오> 리뷰

by 유안나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2021 - 임동민, 임동혁 듀오


1월 13일 수요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2021 - 임동민, 임동혁 듀오>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재개된 공연이라 그런지, 공연장 로비에 모인 사람들의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특히 피아니스트 임동민과 임동혁의 듀오 무대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기 때문에, 공연장에 모인 관객들 모두 기대에 차있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이날 공연의 프로그램.


슈만_어린이 정경, Op.15 (pf. 임동혁)
쇼팽_스케르초 3번, Op.39 (pf. 임동민)
슈베르트_네 손을 위한 판타지 D.940
라흐마니노프_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2번 Op.17 중

III. Romance. Andantino
IV. Tarantella. Presto


공연 이틀 전 프로그램변경되었다. 기존에 예정되어 있었던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교향적 무곡이 빠지고, 두 피아니스트의 솔로 연주가 추가되었다. 여러 차례 리허설을 진행한 끝에 내리게 된 결정이라고 한다. 해당곡의 완성도가 만족스럽지 않아 결국 프로그램을 변경하게 된 것으로 추측해본다. 실제 공연에서도 개인 연주에서는 각자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연주를 보여주었지만, 듀오 연주에서는 우려한 것처럼 아쉬운 호흡을 보여주었다.



공연은 중앙일보 클래식 음악 담당 기자인 김호정 기자해설로 시작되었다. 피아니스트 임동민과 임동혁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김호정 기자는 듀오 연주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임동민, 임동혁 듀오 연주의 특별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감상에 도움이 되는 정보에 대한 김호정 기자의 차분한 설명은 좋았지만, 해설 부분이 약간 길다고 느껴졌다.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2021 - 임동민, 임동혁 듀오 (A구역 관람)


해설이 끝난 후, 임동혁<어린이 정경> 연주와 함께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임동혁 하면 여전히 차이나 카라 연주복을 입은 모습이 떠오르는데, 슈트에 검은 넥타이를 맨 차림의 모습이 새롭게 느껴졌다. 임동혁은 피아노 앞에 가까이 앉아 손수건으로 건반을 한 번 훔치고 난 뒤 연주를 시작했다. 섬세한 곡의 연주를 앞두고 잠시 마음의 준비를 하는 시간이었다. 무대에 진심을 다하는 연주자의 모습은 언제나 감동으로 다가온다.


슈만, <어린이 정경>

1. 미지의 나라들
2. 신기한 이야기
3. 숨바꼭질
4. 어린이의 희망
5. 완전한 만족
6. 중대한 사건
7. 꿈
8. 난롯가에서
9. 목마의 기사
10. 대단히 심각하게
11. 무서움
12. 아이는 잠들고
13. 시인은 말한다


https://youtu.be/R0DvdpUdy2I?t=110


<어린이 정경>의 첫 번째 곡인 '미지의 나라들'로 연주가 시작되었다. 아름다운 멜로디도 물론이지만, 임동혁의 섬세한 왼손 연주가 마음을 건드렸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섬세한 컨트롤이 드러나는 연주였다. 특히 임동혁의 진가가 드러난 부분은 세 번째 곡인 '숨바꼭질'이었다. 위 영상의 1분 50초부터 확인할 수 있는 '숨바꼭질'은 여기저기 숨으며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빠른 16분 음표로 묘사한 곡이다. 화려한 오른손 멜로디가 명료하고도 부드럽게 이어져 눈에 띄는 연주였다. 그리고 슈만의 <어린이 정경>에서 가장 유명한 곡인 일곱 번째 곡, '꿈'(트로이메라이)의 연주를 앞두고는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시 섬세하고 감상적인 '트로이메라이'를 들려주었다. 슈만의 음악 안에서 아득한 어린 시절을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https://youtu.be/2AHmFZlaETA


이어서 임동민쇼팽 <스케르초 3번> 연주가 있었다. 등장부터 개성 넘치는 모습이었다. 넥타이까지 맨 단정한 차림의 임동혁과 다르게 백발에 단추 몇 개를 풀어헤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연주 시작 전 잠시 준비 시간을 가졌던 임동혁과 달리, 임동민은 피아노 의자를 약간 멀리 조정하고는 바로 연주를 시작했다. 등장하면서 보여주었던 느낌 그대로 힘이 넘치고 자유분방한 연주를 들려주었다. 파워풀한 연주 와중에도 정확한 컨트롤로 저음부와 고음부를 오가는 곡의 화려함을 잘 표현해주었다. 앉자마자 연주를 시작했던 것처럼 연주를 마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이 독특했다.


두 사람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솔로 연주 이후, 본격적인 듀오 연주가 시작되었다. 듀오 연주 첫 곡으로 슈베르트<네 손을 위한 판타지>가 연주되었다. 한 피아노에서 임동혁이 퍼스트 연주를 맡고 임동민이 세컨드 연주를 맡았다. 이 곡은 JTBC 드라마 <밀회>에 삽입된 곡으로 잘 알려졌다.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의미심장하고도 감상적인 도입부가 인상적인 곡이다. 잘 알려진 곡인데다 기대가 컸던 탓인지 두 사람의 호흡이 더욱 아쉬웠다. 두 사람의 음색이 다른 것은 감안하더라도, 한 피아노 위에서의 연주가 불편해 보이고 절뚝거린다는 인상을 받았다. 더군다나 페이지 터너와의 호흡도 아쉬웠다. 임동혁이 연주하는 감상적인 주제 멜로디는 마음에 들었지만, 전반적으로 호흡이 아쉬운 무대였다.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를 위한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2번> 연주에서도 아쉬움은 이어졌다. 이 곡은 이전에 연주된 슈베르트의 곡과 달리 두 대의 피아노로 이루어진 연주였다. 그래서인지 두 명의 연주자가 전 곡에 비해 더욱 자유롭고 편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호흡이 문제였다. 두 연주자의 뛰어난 역량과는 별개로, 연주 내내 두 연주자가 두 곡을 각각 연주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게다가 울림이 있는 롯데콘서트홀의 특성상, 두 대의 피아노 소리가 잘 융화되지 않아 더욱 이질적인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인지 유독 연주에 집중하기 어려운 무대였다. 두 연주자의 연주부터 입장, 퇴장, 인사 타이밍까지 전반적으로 아이 컨택이 없고 호흡이 맞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두 연주자의 개성이 확연히 드러나는 연주였던 동시에, 기대했던 듀오 연주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공연이었다. 이번 공연이 임동민, 임동혁 형제의 첫 듀오 연주이고, 각각이 뛰어난 역량을 가진 피아니스트라는 것을 감안할 때, 다가올 3월 예술의전당 듀오 연주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https://www.sac.or.kr/site/main/show/show_view?SN=4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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