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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창선 Nov 23. 2017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어갈 행복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가 재개봉되어 보았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제81회 미국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주연상등 무려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3개 부문(분장상, 미술상, 시각효과상)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는 80대의 노인으로 태어나서 시간을 거꾸로 살아 점차 아기가 되어가는 벤자민 버튼(브래드 피트)의 얘기를 전하고 있다.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임종을 앞두고 있는 할머니 베이지는 그녀의 딸이 읽어주는 한 남자의 일기장의 얘기를 듣는다.  그 일기장의 주인공은 베이지가 사랑했던 벤자민 버튼. 그는 80대 노인의 외모로 태어났고 놀란 그의 아버지는 그를 다른 집에 버린다. 하지만 벤자민은 나이를 먹어갈 수록 젊어진다.


12살 때 처음 만났던 소녀 베이지와 맺어질 여러 차례의 기회가 있었지만, 두 사람의 사랑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두 사람은 사랑을 확인하고 함께 살게 되고 그 사이에서 딸을 낳게 된다. 하지만 딸이 생긴 벤자민은 불안해졌다. 딸은 너무도 사랑스러웠지만, 이제는 젊은이가 되어버린 자신이 시간이 가면 어린아이가 될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아빠 노릇을 할 수 없음을 괴로워하던 벤자민은 딸이 자기를 기억하기 전에 집을 떠나 혼자 살아간다.

세월이 흐른 뒤 경찰의 연락을 받은 베이지가 가서 발견한 것은 어린이가 되어버린 벤자민. 하지만 그의 나이는 노년이라, 이미 치매를 겪고 있었다. 베이지는 결국 아기가 되어버리는 벤자민의 곁을 떠나지 않고, 그가 자신의 품안에서 갓난 아기의 모습으로 죽어가는 것을 지켜본다.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환타지적 설정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어갈 수 없는 운명의 가슴 아린 모습이 전해진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어갈 수 있는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한 행복인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이다. 제대로 아빠 노릇을 해줄 사람을 찾으라며 자신이 사라지는 벤자민, 아기가 되어가는 사랑 벤자민을 끝까지 지켜주는 베이지의 모습은 서로를 지켜주려는 순수한 사랑의 감동을 전해준다. 영화를 보면서 삶과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의 시간을 갖게 된다.

“누군가는 강가에 앉아 있는 것을 위해 태어난다,

누군가는 번개에 맞고. 누군가는 음악의 조예가 깊고.

누군가는 예술가이고. 누군가는 수영하고. 누군가는 단추를 잘 알고.

누군가는 셰익스피어를 알고. 누군가는 어머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춤을 춘다.”


“일어났던 일들에 미친 개처럼 날뛰어도 되고 운명을 욕해도 된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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