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난 우울극복일지라는 제목 아래 글을 쓰기 시작했어. 뭐라도 조금 열심히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생겼거든. 어렵사리 솟은 마음이라 꺾이거나 날아가지 않게 소중하게 조금씩 보듬어 주려고 해. 앞으로도 살아갈 날들이 많이 남아있는데 남은 40년은 꽤 괜찮게 살아보고 싶어 졌거든.
그렇게 잘 살아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자 - 정말 인정하기는 싫지만- 너를 떠나보내는 게 가장 먼저의 일이란 걸 깨달았어.
내가 살아보겠다고 그간 나와 가장 오래 함께한 너를 보내야 한다니, 사람이란 참으로 간사하지.
비겁한 변명을 하자면 말이야.
마음 회복이라는 걸 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마음과 몸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 아, 물론 거의 평생을 함께 하고 있는 이 거대한 몸뚱이가 바뀌면 바닥까지 치고 내려간 자존감도 꽤 올라오지 않을까 싶어. 하지만 운동을 하고 식단을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 밤마다 너를 만나 함께하며 슬그머니 이런저런 안주들을 꺼내 오는 데 말이야. 거기다 예전과는 달리 너와 함께 뒤 다음날 아침이면 부쩍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더라고. 또 몸은 왜 그리 하루종일 졸리고 피곤한지.. 이렇게는 오래 살아도 늘 골골대는 모습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
너는 참 멋진 친구였어.
너와 함께 하는 시간이면 진심을 꺼내 놓을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났거든. 없던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누군가를 용서할 마음도 또 먼저 손 내밀 따뜻함도 솟아났지. 지금껏 나의 인생에서 너보다 더 뜨거운 마음을 줬던 건 없던 거 같아. 하기에 너와의 장기일지 단기일지 모르는 너와의 이별의 순간은 무엇보다 아쉽지만 또 가장 다른 어떤 이별보다 뜨겁다. 네가 줬던 그 용기와 활활 타오르며 뭐든 할 것 같았던 그 마음으로 다시 열심히 살아 내볼게. 그리고 그 언젠가 너와 함께하지 않아도 충분히 마음이 행복한 그날이 오면, 나는 당당하게 너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인사할 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