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이렇게 무디게 갈 수 있을까?
조급한 마음이 뒤를 잡아당기는 건가?
갈 거리가 먼데, 그 안에 내 발이 멈추면 안 되는데...
그렇다고 고속도로를 빨리 달릴 수도 없다.
제어가 되지 않을까 두려움이 앞서서 내 오른발이 브레이크페달을 밟을 수 있는지 재차 확인한다. 운동신경은 내 손과 발에 아량을 베푸는가 보다.
20분만 더 달려주길, 10분만 더...
이 고개만 지나면, 저 어귀만 돌면 집이다.
늦어지니 걱정이 되어 나온 남편은 밝게 웃지만, 차 문이 열리고도 내리지 못하는 나를 불안해하며 왜 그런지를 묻는다. 우선 눕고 싶다. 병원으로 향해야 하는걸 알지만 집으로 가고픈건 겁이 나서 일지도 모른다.
부축을 받으며 집안으로 들어간다.
느닷없이 차를 탈 때쯤부터 시작된 손목에서 손으로의 마비 그리고 불과 몇 분 지나 발의 마비는 집에 도착하고 누운 뒤 극도의 통증이 된다.
속도를 높여 응급실로 가는 남편의 차 안에서 불현듯 돌연사를 떠올린다.
사랑한다고, 아이들과 엄마를 못 보아 맘이 무겁다고 연신 말한다.
가는 도중 혀의 마비가 느껴진다.
어눌한 말투로 반복한다.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