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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제 Oct 02. 2024

굳이 쓰는 이유

예능 PD 입봉일기 #2


링크드인에 업로드 중인 예능 피디 입봉일기를 브런치에도 옮겨볼까 합니다.

대단한 성과가 나서 올리는 입봉일기면 좋겠지만 아직 과정 중에 있어요.

뿌듯한 감정 49, 두려운 감정 51 로 분투하는 햇병아리 리더의 생각 흐름을 보고

공감하거나 위로받을 팀장님들, 대표님들, 그리고 직장인 분들이 브런치에도 많을 것 같아서요.

*** 사진은 AI 로 작업합니다.




링크드인에 글 쓰기는 어렵습니다. 개인 계정이지만 이력이 공개되어 있으니 회사와도 연결된 것 같고. 저도 모르는 사이 아직은 대외비인 내용이 드러날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좋은 부분도 있어요.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글을 다듬게 된다는 점. 원래도 말하는 것과 글 쓰는 것 사이엔 큰 차이가 있는데, 링크드인은 주요 글감이 “업”이다 보니 더 깊이 생각하고 정리하게 됩니다. 분명 그러면서 성장하는 부분도 있을 거고요. 결국 링크드인에 글을 쓰는 첫 번째 이유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다른 분들을 향하고 있어요. 언론고시생 시절, 피디가 되면 글을 많이 쓰겠다고 다짐했었거든요. 지금은 좀 다르지만, 그때만 해도 공대생이 무슨 방송이냐, 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피디 말고는 하고 싶은 게 없었기 때문에 서점의 방송 카테고리를 기웃거리며 저 같은 사례를 찾아보려 애쓰던 기억이 나네요.


막상 일을 시작하고 나니 여의치 않았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꼼꼼히 글도 쓰고픈 마음은 굴뚝같지만, 날밤을 새다 보면 휴가 때나 블로그에 조금, 기획 때나 브런치에 조금, 그렇게 띄엄띄엄 쓸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렇게 초심을 잃어가던 최근, 몇몇 외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피디 생활을 흥미로워하시더라고요. 예능 세상에 사는 제 주위엔 수많은 피디들이 있어서 무감각했는데 말이죠. 그러고 보면 저도 파이팅 넘치게 일하는 다른 분야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이 궁금할 때가 많았습니다. 역시 새로운 세상은 재밌는 법이니, 이 일상을 남기기만 하면 (언시생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겐 의미 있을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불을 좀 붙여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바쁘겠지만 입봉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잖아요? 언제나처럼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될 이유가 생겼으니 이번만큼은 날것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틈틈이 남겨볼까 합니다. 최대한 가볍게 올려보는 이야기들이 저 스스로에게 힘이 되는 만큼, 업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는 분들께 위로와 응원과 공감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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