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시콜콜 #5 영화 이야기
연남동엔 몽중식이라는 공간이 있다. 영화 이야기를 음식에 녹여 그야말로 이야기가 있는 식사를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곳이다. 전반적으로 중국풍이지만 반드시 중국 작품을 다루진 않는다. 라인업을 보면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감성을 담으려 노력하는 것 같다. 인테리어 색채나 조도도 상당히 영화 같아서, 그 안에 발을 들이면 아시아의 한 영화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면 대체 어떤 방법으로 영화 이야기를 음식에 담는지 궁금할 것이다. 나의 경우 친구가 몰래 이곳을 예약하여 데려가 준 덕분에 몽중식을 알게 되었는데, 영화 음식 하는 곳이야, 라는 유일한 정보를 듣고 상당히 궁금했더랬다.
몽중식에는 스토리텔러가 있다. 테마 영화의 OST를 들려주고, 영화의 주요 장면들이 담긴 엽서 꾸러미를 넘겨주며 식사 중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분이다. 영화 스토리와 해석, 그리고 그 해석을 어떤 식으로 음식에 담았는지를 이야기해 주시는데, 식사에 방해되지 않는 속도로, 그리고 각 코스의 음식 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음미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도 적당한 리액션을 유도해 내는 모습이 상당한 전문가다. 모두가 중앙 쪽을 향하는 다찌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서 얼마든지 원하는 만큼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지만, 테이블에 적당한 단차가 있기 때문에 음식에 좀 더 집중하고픈 순간엔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도대체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가
- 무간도 -
과거를 돌아볼 것이 아니라
미래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려고 해
- 냉정과 열정 사이 -
그래서인지 곁들이는 술과 함께 한 시간 반 정도의 식사를 끝내면 (오직 나만을 위한) 한 편의 공연을 본 느낌이다. 이미 본 영화를 한 번 더 보는 듯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옆 사람과 두 가지 모두에 대한 의견도 나누면서 보내는 시간이라니. 일석 삼조라서 좋은 것이 아니다. 오감을 완전히 깨우는 입체적인 경험이라 즐거운 것이다.
사실 이 글을 어느 매거진에 넣어야 할지 조금 고민했다. 처음엔 몽중식에서의 경험을 녹여 글상기록 매거진에 두 영화에 관한 감상을 적으려 했는데. 두 번의 경험이 너무나 기억에 남아서, 좋아하는 것들을 이야기하는 이 매거진을 선택하게 되었다.
다채롭고 농도 짙은 경험을 원하는 분들께 한 번씩 권하고픈 공간. 다음 달엔 잠실 2호점을 오픈하여 뮤지컬을 주제로 한 이야기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하니 많은 분들이 즐거운 경험을 하면 좋겠다.
하나의 영화 테마는 두 달 동안 진행됩니다.
고량주 페어링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아아무런 협찬을 받지 않은 순수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