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헤어짐
주인공 츠네오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하루 일상은 학교 생활과 도박장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가 전부다. 일상이 무료하고, 젊음에 냄새가 느껴지지 않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고 있다. 그는 깊은 관계를 갖는 사람이 없다. 놀리는 대학친구들도 스쳐지나듯 나타나고, 가끔 성관계를 갖는 노리코는 다른 대학 친구들에 비해 가까운 듯 보이지만 사실 그렇게 가깝지 않다. 츠네오는 영화 초반 내내 표정에서 무료함이 가득하다. 웃고, 놀라고, 짜증 난 표정이 있지만 깊은 속 내면에는 공허함이 지배한다. 학교 퀸카 카나에를 관심갖지만 이성에 대한 설렘은 느껴지지 않는다. 어린아이가 장난감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는 모습과 비슷하다.
어느 날, 소문으로 듣던 유모차 끄는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별다른 것에 흥미를 못느끼던 표정에 호기심이 생긴다. 내리막 길 언덕에서 할머니는 유모차를 놓치게 된다. 갑작스런 상황에 츠네오는 달려가 도우려 한다. 그리고 그는 이불로 덮인 유모차 안을 조심히 들여본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젊은 여성이 그 안에 있다. 매우 아픈 표정을 짓는 여성은 난데 없이 식칼을 휘두른다. 깜짝 놀란 츠네오는 그 자리에 주저 않고, 호기심 반 이상함 반 표정을 짓고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 이름은 구미코. 하지 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특별한 여성이다. 이때부터 그들의 인연은 시작되고, 밝고 설렘 가득한 하루가 가득해진다. 이렇듯 인생에서 큰 인연은 계산하거나, 통제 가능한 하루 속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생각지도 못한 장소와 상황에서 발생한다.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구미코를 찾아온다. 무료하던 일상이 구미코 덕분에 조금씩 생기가 돌게 된다. 그렇지만 할머니는 이런 관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둘에 삶은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츠네오는 여러 여자를 알아가는 것이 취미생활인 것 처럼 노리코와 성관계를 하면서 카나에한테 관심을 가진다. 이상하게도 지저분한 욕망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만남은 그들과 하고 있지만, 마음은 구미코한테 있다. 그녀를 찾아갈 궁리를 하던 중 친동생이 집에서 많은 양에 채소와 음식을 받아온다. 그것을 들고 구미코를 찾아간다. 다른 여자들한테는 쉽게 접근하는 츠네오지만, 구미코한테는 찾아갈 명분을 만들어서 간다. 둘은 같이 음식을 만들고 식사를 한다. 한층 가까워진 모습이다. 우연히 츠네오는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 책을 발견하고, 둘만에 공감대가 형성된다. 이때부터 구미코는 조제라 불리게 된다.(구미코가 사강을 너무 좋아한 것을 아는 츠네오가 사강 작품에 주인공 이름을 부른다) 츠네오 도움으로 시청 지원을 받아 조제집은 수리받게 된다. 복지 견학이라는 명분으로 갑작스레 카나에가 찾아온다. 츠네오 감정을 알고 있는 그녀는 비열한 방법으로 조제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상처를 주게 된다. 비오는 날 다코야기를 사서 조제 집으로 찾아온 츠네오는 자존심이 무너진 손녀를 바라본 할머니한테 현실적인 말을 듣게 된다. 서로가 다른 세계를 살기 때문에 인연이 될 수 없음을 할머니는 전한다. 그리고 둘은 만나지 못한다.
츠네오에 일상은 온통 조제 생각 뿐이다.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카나에한테 집중하지 못한다. 서서히 기억에서 잊혀갈 무렵, 조제를 떠올리게 만든 후배를 구타한다. 츠네오는 처음으로 감정 표현을 격하게 한다. 그만큼 조제는 자신한테 중요한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 얼마 뒤 집을 수리해준 업체 사장한테 조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중요한 일정을 포기하고 조제한테 달려간다.
츠네요는 조제 집 앞에서 순간 고민을 한다. 그는 조제를 사랑하는 것 아닌 듯 하다. 다른 감정이다. 인간에 대한 연민, 호기심, 조제라는 인간을 좋아하게 된 것이다. 책임이라는 현실적인 삶이 자신한테 오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에 고민을 한다. 반대로 조제는 담담하게 그를 맞이한다. 그러다 자신에 처지를 모르는 츠네오한테 슬픔에 감정을 자신에 방식으로 전달한다. 그리고 그는 과감하게 떠나려 한다. 당황한 조제는 울음을 터트린다.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되자, 츠네오는 조제를 받아드린다.둘은 동거를 시작하고, 기념으로 동물원 데이트를 한다. 조제는 호랑이를 바라보면서 좋아하는 남자가 나타나면 같이 오기로 했다고 말한다. 사납고, 외로운 호랑이처럼 살았던 조제는 이제 츠네오가 있기 때문에 호랑이가 무서 울 뿐이다. 조제는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1년 뒤 직장인이 된 츠네오는 지친 모습이다. 어느 날, 직장 동료와 길거리를 걷다 우연히 카나에와 마주친다. 예전과 다른 모습에 츠네오는 잠시 놀라고 둘은 이야기를 나눈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당당했던 카나에 모습은 사라졌다. 츠네오와 헤어지고 엉망이 되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한다. 그런 모습에 연민을 느낀다. 그리고 조제에 대한 감정이 조금씩 흩어지기 시작했다. 옆 집에 살고 있는 꼬마는 왜 유모차를 버리냐고 조제한테 묻는다. 고장났다고 말하는 조제한테 꼬마는 츠네오한테 고쳐달라고 말한다. 예전 츠네오가 유모차와 보드를 개조한적이 있기 때문이다. 조제는 그가 고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옆 집 꼬마 표정은 슬프다. 그리고 외로운 조제 모습이 보인다.둘은 처음으로 여행을 떠난다. 창밖을 신기해 하는 조제를 츠네오는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물고기를 좋아하는 조제를 위해 수족관을 찾아왔지만, 그 날은 휴관이다. 조제는 화를 낸다. 그리고 츠네오 얼굴은 차갑고, 냉정하다. 이제 그들의 시간이 끝이 나고 있다. 조제는 그를 놓아주고 싶다. 슬프게도 조금씩 그를 힘들게 해서 자신을 떠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휠체어를 구입하자는 츠네오 말에 너가 업어주면 된다고 답한다.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고 답하는 츠네오를 바라보는 그녀 모습은 너무나 먹먹하다. 그가 떠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그에 품에 있고 싶은 것이다.
물고기 모텔에서 그녀는 자신에 마음을 츠네오한테 천천히 전한다. 그를 만나기 전 자신에 인생, 현재 살아가는 인생, 앞으로 인생을 그한테 전한다. 사랑에 감정이 옅어진 그는 잠에 취해서 그녀 말이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외로운 물고기 한 마리가 조제를 바라본다. 조제는 과거 깊은 바다 속에서 갇혀 살았다고 말한다. 그를 만나고 그녀는 헤엄쳐 나왔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그가 떠나면 그녀는 다시 깊은 바다 속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사실을 조제는 알고있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그녀는 진정으로 그를 사랑했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를 놓아주고 싶다.
둘은 담백하게 헤어진다. 담담하게 걷던 츠네오는 길가에서 오열한다. 조제를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조제를 이성으로 사랑한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좋아했기 때문에 다시는 만날 수 없는 현실이 슬픈 것이다. 조제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스스로 주도적인 삶을 살아간다. 감독은 조제 마지막을 평화롭고 담담하게 그려낸다. 그렇지만 생선을 굽고 있는 조제 모습을 바라보면 그 어떤 장면보다 울컥해진다. 조제는 머리를 묶고 있다. 그래서일까 머리를 풀고 있던 때 보다 눈이 자세히 보인다. 그녀 감정이 눈에서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영화는 끝이 난다. 오열하는 츠네오 모습보다, 담담한 조제 모습이 나를 더욱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