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지 않는 현명함
"정보화 사회에서 콘셉트와 감성의 사회로"
세계적인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가 그의 책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말하는 현재의 변화이다. 그리고 미래의 모습이다. 하이터치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인데,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다시 말해 한 사람의 개성에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를 도출해내는 능력, 평범한 일상에서 목표와 의미를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피로사회 그리고 소외 사회인 요즘 더욱 절실하게 하이터치의 시대의 도래에 목마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엇이 삶을 풍요롭게 해줄지 함께 배워보자.
누군가가 부러울 때가 있다. 어떻게 늘 그렇지 않을 수 있으랴.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누군가가 해내고, 내가 갖고 싶었던 것을 누군가가 소유하고, 내가 바라왔던 일을 누군가가 하고 있을 때 우리에겐 부러운 마음이 생긴다. 그 마음을 잘 활용하면 지혜롭다. 외부 상황을 보고 자신을 볼아 보며 힘을 내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시기하고 질투하는데 익숙하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감정에 휘둘리고 나도 모르게 나를 힘들게 하는 경험을 많이 했다. 내가 이렇게 미숙함에도 때로는 누군가의 시기와 질투가 느껴질 때 화가 치밀어 오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인간이 그렇다. 때로는 그럴 수도 있다. 다만 그렇다는 것을 알고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나는 가끔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가 느껴질 때 슬프다. 느껴진다는 말은 물론 나의 주관적인 감정이지만 그게 표면으로 드러날 때 나는 느낀다. 그게 시기와 질투인지 진심인지 조금은 구분이 가는 느낌이 든다. 한 번은 책에서 이런 내용을 읽었다. 좋은 친구를 가리는 방법이라고 소개되었는데, 진정한 친구는 나의 기쁜 일에 진심으로 축하해준다고 했다. 나이를 더해가며 경조사를 많이 경험하게 되는데 조사의 경우 보통은 참석한다. 누군가가 슬픈 일을 당했을 때 우리는 공통의 연민 능력으로 위로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기쁜 일에 진심으로 축하하는 일은 더 어려운 일이라고 표현했다. 공통의 능력 수준을 뛰어 넘는 진정성이 필요하다는 말이 아닐까.
인간은 왜 시기하고 질투할까.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철학자였던 장 자크 루소는 그의 책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서로에게 연민을 느끼는 평등한 존재라고 말했다. 그런데 소유와 경쟁 때문에 우열이 극명해지자 질투심과 불행감이 생겨나고, 그로 인해 분쟁과 약탈이 일어나 인간을 사악한 존재로 바꿨다고 전한다. 소유와 경쟁이 계속되면서 그로인한 부정적 연결고리가 서로에게, 누군가에게 이어져 왔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이를 아는 것이다. 그래야 자각할 수 있다.
한편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질투심과 불행감을 ‘르상티망(ressentiment)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인간 본성의 비합리적 측면, 특히 격정(激情)의 구실을 중시한 니체는 권력의지에 의해 촉발된 강자의 공격욕에 대한 약자의 격정으로 이를 해석하였다고 한다. 강자와 약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보이는데 우리는 우리의 자세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나는 주목한다. 때로는 철학자가 말하는 이러한 인간의 특성이 나도 모르게 올라오기도 하지만 그것을 알아채고 내가 조절하고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인 또한 인간의 위대한 점이 아닐까.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행복이다. 인간의 특성을 이해하고, 우리의 마음과 행동을 알아채며 우리는 행복을 향한다. 사람들은 행복을 바라기 때문에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며 시기와 질투를 하기도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과정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 아니다. 행복의 첫 걸음은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소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에서 주인공 꾸뻬 씨는 정신과 의사이다. 그는 세상 어느 곳보다 정신과 의사가 많은 도시에 살고 있다. 그의 진료소는 힐링을 원하는 환자들로 넘쳐난다. 그러나 그는 다른 사람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정작 자신은 행복하지 않았다. 꾸뻬 씨는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여정에서 행복을 위한 배움을 이어나간다. 그중 첫 번째 배움이 바로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배움1. 행복의 첫 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꾸뻬 씨는 여행의 시작에서부터 소중한 배움을 얻었다. 여행은 이처럼 새로운 눈을 갖게 해주는 것 같다. 반복되는 일상과 익숙해진 생각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생각이 찾아온다. 이 또한 뜻밖에 찾아오는 행복일 것이다.
우리는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현명함을 통해 행복의 첫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어떻게 그 현명함에 다가갈 수 있을까? 그저 ‘나는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겠어.’라고 계속 다짐하면 될까? 그 다짐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선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이 의미 없음을 알아야 한다.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의 저자 함규정 박사는 그의 책에서 이를 쉽게 설명해준다.
자신을 타인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고 열등감을 느끼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왜냐하면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할 때는 대부분 타인의 강점을 자신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100퍼센트 자신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 함규정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했던 비교가 떠오른다. 나는 누군가의 강점과 나의 약점을 비교하기도 했다. 이제 그것이 의미 없음을 알기 때문에 나는 한결 가벼워졌다. 이와 함께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자각을 통해 스스로 선택하며 조금씩 더 자유로워지는 느낌이 든다. 너무 욕심 부리지 않는 지혜를 더하며 조금씩 더 성장하는 기분이다. 도전과 열정을 욕심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욕심을 부리면 과하게 되고 잃게 되는 것이 많다.
사회 초년생일 때의 일이 떠오른다. 신입사원으로 부서배치를 받고 나는 다른 미생들과 마찬가지로 긴장했다. 나는 입사할 때의 포부와 열정을 여전히 뿜어내는 신입사원이었지만 막상 부서배치를 받으니 떨렸다. ‘내가 이 큰 조직에서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이렇게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도 내 역할을 잘 해야 할텐데.’라며 나는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었다. 그러다 하루는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는 바보같은 순환을 하고 있었음을 깨닫고 전략을 세웠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잘 하는 것들을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을 스마트하고 심플하게 하는 사람, 보고서를 잘 쓰는 사람, 보고를 잘 하는 사람, 회의시간에 말을 조리 있게 하는 사람, 소통을 잘 하는 사람, 엑셀과 파워포인트 등의 문서 작업을 신속하게 하는 사람 등 회사에는 능력자가 아주 많았다. 그리고 내가 생각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 사람들은 나의 성장을 위해 아주 소중한 사람들이 되었다. 나는 비교가 아닌 배움을 선택했다.
누군가처럼 되기보다는 진정한 내가 되고, 필요하다면 타인을 통해 나를 돌아보며 내가 가진 것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해보자.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지금을 즐기기 위해 노력한다면 조금씩은 더 현명해질 것이고 이러한 과정이 우리를 자유롭고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여기에서도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렸다.
* 이미지 출처: goog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