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한 번은 가봐야지,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우리 가족은 여행을 좋아한다. 아이들 유학을 갈 나라를 정할 때 호주와 캐나다 중 고민했었는데, 캐나다로 결정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중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행이었다. 호주는 섬나라라 그런지 다른 나라로의 접근성이 아무래도 떨어질 것 같았고 캐나다의 경우 호주보다 크니 캐나다에서도 갈 만한 데가 많았고 미국으로 여행하기에 좋았기 때문이다.
캐나다에 거의 3년 동안 살면서 토론토는 거의 한 달에 한 번씩은 가고 있고 (그래서 토론토는 여행이라 하긴 쫌 그렇다는.) 몬트리올, 오타와, 퀘벡, 시카고, 필라델피아, 피츠버그, 인디아나 폴리스, 신시내티, 콜럼비아, 워싱턴 D.C. 등 정말 많은 도시를 여행했는데 여행지들을 천천히 기록해 두려 한다.
첫 번째로는 워싱턴 D.C.로 정했다. 그 이유는 5년 전 갔던 LA를 포함해 미국의 여러 도시를 가봤지만 내 생각에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물론 워싱턴 D.C. 에 사셨었던 내 영어 과외 선생님께서는 내가 유명 관광지만 다녔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거라 하셨다. 지역에 따라 홈리스도 많아도 지저분한 곳도 많다고. 하지만 나는 그곳에 살 건 아니니..)
백악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애국가가 어디선가 들려왔다. 백악관 앞에서 여러 나라의 국가를 계속 틀고 있는 분이 계셨는데 하필 딱 우리가 간 시간에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평소에는 사실 우리나라에 대한 대단한 생각을 하고 살진 않은데 여기에서 애국가를 들으니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이 살짝 났다. 외국 나가면 다 애국자 된다더니.. 진짜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서 애국가를 들을 때의 기분이 딱 이럴까? 처음 느껴본 기분이었다.
국회의사당과 링컨 기념관은 건물 자체도 워낙 웅장해서 위엄 있게 보이면서도 아름다웠다. 근처 공원에 여러 박물관들이 있었는데 이 모든 건물들이 어우러져서 고풍스럽고 여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모든 게 하나의 박물관 같다랄까. 게다가 워싱턴 D.C는 도심의 조망을 해치지 않도록 건물 높이를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어서 높은 건물이 없다 보니 시원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가 더 좋은 인상을 받았나 보다. 런던에서 이곳까지는 차로 9시간 반정도 걸렸는데 (거의 900Km) 힘들에 운전하고 오길 잘했다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대입을 앞두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보니 우리는 어느 도시에 가더라도 그 지역의 유명한 대학교를 찾아다니는 편이다. 워싱턴 D.C. 에는 조지타운 대학교가 있었고 그 근처에 힙하고 트렌디한 샵들도 많아서 구경하기에도 좋다길래 조지타운 지역으로 가봤다. 로이킴이 다닌다고 해서 나에겐 조금 더 친숙했는데 고딕 양식의 건물들이 많아서 해리포터 느낌도 나는 것이 정말 멋졌다. 게다가 주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걸 보고 우리 아이들이 이런 학교에 오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다.
학교 근처 길에는 지타운 컵케이크, 글로시에, 블루보틀, 르뱅 쿠키 같은 유명한 샵들이 많아 밥도 먹고 디저트도 해결하고 화장품까지 사고 왔다.
이 외에서 항구 쪽 The Wharf는 산책하기 좋은 세련된 지역이었고 산책도 하고 고든램지가 운영하는 피시 앤 칩스도 비싸지 않은 가격에 먹을 수 있었다.
정말 멀지만 않으면 한번쯤 더 가서 여유 있게 산책하고 구경하고 싶은 워싱턴 D.C.
당분간 내 최애 미국 도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