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 창업 가이드 1편 - 과목 선정부터 커리큘럼까지

800만 원으로 시작한 공부방, 이제는 월 순수익 1000만 원

"학원 창업, 해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경력 단절 육아맘부터 학원 강사를 그만두고 새 출발을 준비하는 선생님까지, 많은 분이 이 질문 앞에서 멈춰 서십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시간표는 어떻게 짜는지, 세금 신고는 또 어떻게 하는지. "혹시 나만 모르고 시작했다가 벌금 내는 거 아냐?" 하는 불안감에 며칠 밤을 설쳤던 기억이 납니다.


3년 차 공부방 원장이 된 지금, 돌이켜보니 서류 하나 때문에 폐업을 하기도 했고, 몰라서 돈을 날리기도 했더군요. 여러분은 저처럼 시간 낭비하지 마시길 바라며, 제가 직접 겪은 공부방 창업 가이드 10단계를 정리해 봅니다. 이번 글은 첫 번째 편으로, 전략 수립부터 커리큘럼까지 6단계를 나눠드릴게요.



1단계. 과목과 타겟: 다 가르치면 몸과 마음이 지칩니다


본격적인 로드맵의 첫 단추는 '무엇을, 누구에게' 가르칠지 정하는 겁니다. 주의할 점은 "난 다 할 수 있어!"라며 초등부터 고등까지 전 학년을 다 받는 거예요. 학부모님 신뢰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원장님 몸이 축납니다.


특히 초등과 고등은 장단점이 극명합니다. 초등은 내용이 쉽고 시험이 없는 대신, 아이들과의 교류가 중요하며 학부모와 소통도 많이 해야 합니다. 반면 고등은 학부모와의 연락이 거의 없으며 수업료도 높지만, 수업 준비 및 시험 결과의 부담이 있죠.


Tip) 아이들과의 교감, 꼼꼼한 학부모 소통이 핵심인 '관리형' 원장님이라면 초중등부를, 소통보다는 강의력과 성적 결과로 승부하는 '강의형' 원장님이라면 중·고등부를 추천합니다.




2단계. 공부방 vs 교습소 vs 학원: 800만 원으로 창업하기


이제 운영 형태를 정해야 합니다. 학원은 규모가 크고 강사를 쓸 수 있지만 억 단위의 자본이 듭니다. 교습소는 학원보다 작고 강사 채용은 불가하며, 보조 선생님만 채용할 수 있죠.


반면 공부방은 내가 사는 집에서 시작합니다. 일과 삶의 분리가 안 되고 모집에서도 한계가 있지만, 초기 비용이 거의 없고 리스크가 '제로'에 가깝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창업하며 쓴 총비용은 약 800만 원이었어요. 여기에는 초기 홍보비, 가구, 비품, 교재비가 싹 다 들어있습니다. 저는 독서가 메인이라 몇 백 권의 책을 사야 해서 자본금이 다른 분들보다 더 든 편이에요.


Tip) "브랜드 이미지와 홍보에는 투자하고, 소모품은 아껴라!" 책상과 의자는 새 걸로 샀지만, 패드는 쿠팡에서 적당히 저렴한 것으로, 책은 당근마켓이나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했습니다. 이것만 기억하셔도 초기 비용 확 줄어듭니다.



3단계. 프랜차이즈 vs 개인: 자유도가 창업의 생명입니다


프랜차이즈는 교육 자료와 브랜드 파워를 얻는 대신 수수료를 내야 하죠. 개인 커리큘럼으로 진행하면 수익이 높지만, 홍보나 수업 구성에서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는 '자유도 높은 하이브리드 방식'을 선택했어요. 메인인 독서는 많은 학생을 받기 위해 가맹을 맺되, 제가 수업료와 횟수를 정할 수 있는 곳을 택했습니다. 영어와 초등 국사과는 가맹 대신 유료 프로그램만 도입해 비용을 절감했고요. 클래스카드나 매일국어 같은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가맹비 없이 원생 한 명당 프로그램비만 내면 됩니다.


Tip) 프랜차이즈는 한번 계약하면 바꾸기 정말 어렵습니다. 원생이 많아도 수수료를 지불하느라 수입은 강사 때랑 다를 바가 없다는 분들도 많이 봤어요. 여러분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자유로운 시스템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결정하세요.



4단계. 입지 선정: 아파트 세대수보다 '이것'을 보세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돈까스집 '연돈'도 방송 타기 전엔 입지 때문에 적자였다는 사실, 아시나요? 공부방도 똑같습니다. 일단 애들이 와야 입소문도 납니다.


첫째, 학교와의 거리입니다. 중고등학생은 멀어도 오지만 초등학생은 아닙니다. 단 10분 거리라도 중간에 큰 대로가 있으면 부모님들은 보내지 않아요. 횡단보도 하나 없이 안전하게 올 수 있는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가 베스트입니다.


둘째, 학생 수입니다. 아파트가 4,000세대면 뭐 하나요? 노인 가구가 많으면 소용없습니다. '학교알리미' 사이트에서 학교별 학생 수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셋째, 주변 소득 수준입니다. 현실적인 조언 하나 드릴게요. 교육비 지출은 소득과 직결됩니다. 제 경험상 임대 아파트 비중이 높은 곳보다는 평수가 큰 아파트 단지에서 유입이 훨씬 많았습니다.



5단계. 수업료와 시간표: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가치를 증명하세요


위치를 정했다면 돈과 시간을 정해야겠죠?


수업료는 무턱대고 비싸게 받을 순 없습니다. 각 지역 교육청 사이트에 있는 '분당 교습비 상한선'을 꼭 확인하세요. 이걸 넘기면 불법입니다! 그다음 주변 경쟁 학원의 시세를 '학원비알리미' 사이트에서 파악해 적정선을 잡으세요.


Tip) 학생을 빨리 모아야 한다는 마음에 수강료를 무리하게 낮추지 마세요. 수강료는 한번 책정되면 올리기 어렵습니다. 본인이 만족할 수준으로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시간표는 초등 공부방의 경우 학교 끝나는 시간에 맞춰야 합니다. '학교알리미'에서 학교별 시간표를 확인해 보세요. 특히 그룹 수업을 하는 분들은 학년별로 수업이 몇 시에 끝나는지, 방과 후는 몇 시에 끝나는지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6단계. 커리큘럼: 강의식? 개별진도? 원장님의 몸이 편하려면

공부방 원장님들의 최대 고민, '강의식'이냐 '개별진도'냐일 텐데요. 강의식은 선생님 입장에서 가르치기 편하지만, 다른 학원 시간표에 밀려 학생 모집이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별 진도 방식을 씁니다. 레벨 상관없이 학생을 받을 수 있어 모집에 압도적으로 유리하거든요. 대신 원장님이 만능이 되어야 합니다. 커리큘럼은 책과 출판사 사이트를 참고해 구성했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은 다른 글에서 다뤄보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전략 수립 단계입니다


과목을 정하고, 운영 형태를 선택하고, 브랜드를 고민하고, 입지를 선정하고, 수업료와 시간표를 짜고, 커리큘럼까지 잡았다면 이제 절반은 온 겁니다.


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문을 여는 과정을 다룰게요. 행정 절차부터 인테리어, 홍보, 그리고 마지막 체크리스트까지. 저처럼 폐업하고 재등록하는 시간 낭비 없이, 스마트하게 오픈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체크리스트로 꼼꼼하게 준비하고 싶은 분들은, 위의 글에서 노션 템플릿을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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