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후 문자를 보내지 않는 이유
"아이랑 얘기해보고 연락드릴게요."
상담이 끝나고 이 말이 들릴 때마다 처음엔 정말 초조했습니다. 집에 가시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내가 뭘 잘못 말했을까', '좀 더 강하게 말해야했나'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기다립니다. 초조함도 없고, 재촉 문자도 보내지 않아요. 오늘은 그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기다리는 게 맞습니다
우리도 물건 살 때 바로 구매하기보다 여러 곳 비교하고 사잖아요. 학원은 오래 다닐 곳이고, 내 아이가 다닐 곳이에요. 고민할 시간이 당연히 필요합니다.
상담 후에 "어떻게 결정하셨어요?" 문자를 보내드린 적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결과에 영향을 주진 않더라고요. 등록하실 분은 하시고, 아닌 분은 아니었어요.
처음엔 이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 마음을 돌리실 수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하지만 몇 번의 경험 끝에 깨달았습니다. 상담의 결과는 상담이 끝나는 그 순간 이미 정해진다는 것을요.
그래서 저는 상담 후 따로 문자를 보내지 않습니다.
그래도 연결은 끊지 않습니다
대신 방학 특강 시즌이 되면 홍보 문자를 보냅니다. 상담까지 오셨다는 건 관심이 있다는 신호거든요.
실제로 3월에 상담했다가 7월 여름방학 특강 문자를 보고 등록하신 분도 계셨어요. "그때는 다른 학원 다니고 있었는데, 거기가 안 맞아서요. 선생님 생각나서 바로 연락드렸어요."바로 안 된다고 끝이 아닙니다.
결제 확인 전까지는 확정이 아닙니다
등록 의사를 밝혀주시면 학원 규칙을 문자로 보내드리고 결제를 받습니다. 저는 비대면 결제만 합니다. 현금영수증 원하시면 계좌번호를, 카드 결제 원하시면 결제선생 청구서를 카톡으로 보내드려요.
순서가 중요한데요, 결제 확인 후에 교재를 구입하고 학생을 시스템에 등록합니다.
왜냐하면 다 하겠다고 하셨다가 결제 없이 잠수타신 경우가 실제로 있었거든요. 교재까지 다 샀는데 연락이 두절되신 적도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결제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확정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에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아무리 상담을 잘해도 100% 등록은 어렵습니다. 학원을 여러 곳 둘러보시는 분도 있고, 저와 성향이 맞지 않는 아이도 있어요. 상담이 잘 됐는데 등록을 안 하시기도 하고, 짧게 끝난 상담인데 바로 등록하시기도 합니다.
처음엔 이게 이해가 안 됐어요. '내가 뭘 잘못했나' 계속 돌아봤죠.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상담의 결과는 수많은 변수의 조합이라는 것을요. 학부모님의 그날 컨디션, 아이의 기분, 집에서의 대화, 다른 학원과의 비교.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훨씬 많습니다. 그러니 결과에 너무 매몰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우리도 고르는 겁니다
시각을 살짝 바꿔보시면 어떨까요.
학부모님이 우리 학원을 선택하는 동시에, 우리도 함께할 아이와 학부모님을 고르는 과정이라고요.
모든 아이를 입회시킬 필요는 없어요. 저도 상담하다가 너무 까다롭거나 수업에 참견이 많으실 것 같으면 "좀 더 생각해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한 번은 상담 중에 제 수업 방식에 대해 계속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이 계셨어요. "왜 이렇게 하세요?", "다른 학원은 이렇게 하던데요." 그날 저는 정중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저희 방식이 어머님 생각과 다르신 것 같아요. 더 맞는 곳을 찾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 학원과 잘 맞는 아이, 함께하면 좋은 학부모님을 만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상담은 하면 할수록 늡니다
저도 초반엔 상담이 끝나고 나서 한참을 곱씹었어요.
'그 질문에 왜 그렇게 대답했지', '저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런데 그 성찰이 쌓여서 지금의 상담이 되었습니다. 처음 했던 서툰 상담, 실패했던 상담, 잘됐던 상담. 모두 제 자산이 되었어요.
상담이 끝나면 오늘 아쉬웠던 점, 잘됐다고 느낀 점을 짧게라도 메모해보세요. 저는 노션에 간단하게 기록해뒀는데, 가끔 돌아보면 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이더라고요.
"아이랑 얘기해보고 연락드릴게요." 이 말이 이제는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학부모님께 충분한 고민의 시간을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이 지나고도 저를 선택해 주신다면, 그게 진짜 인연이거든요.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오늘도 성장하는 원장님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