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논술 공부방, 3명에서 47명까지의 기록

1년 9개월의 데이터를 전부 공개합니다

독서논술 공부방을 처음 문을 열던 날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교실, 새 교재 냄새, 그리고 텅 빈 책상들. 설레는 마음 반, 두려운 마음 반으로 첫 수업을 기다렸습니다. 그 달 들어온 신규생은 단 3명이었어요. 3명.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 숫자지만, 그때는 그 세 명이 전부였고 그 세 명이 전부 소중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 9개월이 지난 지금, 저는 그 숫자가 어떻게 47명까지 늘었는지, 그리고 다시 흔들렸다가 어떻게 반등했는지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개원 첫 달부터 단 한 달도 빠짐없이 기록해온 신규생, 퇴원생, 매출, 지출 데이터를 바탕으로요.


Code_Generated_Image (2).png 초록색 막대는 신규생, 빨간색 막대는 퇴원생, 파란색 선은 재원생입니다


생존기 — 0명에서 10명까지, 발로 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원은 2024년 6월 말이었지만 첫 신규생은 7월에 들어왔습니다. 문을 열었다고 바로 학생이 오는 게 아니라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어요. 입소문이라는 건 쌓이는 데 시간이 걸리는 법이고, 개원 초반에는 원장이 직접 움직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할 수 있는 홍보는 전부 했습니다. 오프라인으로는 베란다 현수막, 옥외광고, 게릴라 현수막, 길가 배너, 학교 앞 부채 나눔까지. 온라인은 당근마켓, 블로그, 인스타그램, 네이버 플레이스를 동시에 세팅했어요. 다행히 제가 작은 동네에서 독서논술 공부방을 열었고, 근처에 같은 과목 학원이 없었던 터라 문의가 꾸준히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문을 열자마자 1~2일에 한 번꼴로 문의 전화가 오기 시작했어요.


다만 이건 저의 상황이 운이 좋은 편이었다는 걸 솔직히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학군지이거나 이미 같은 과목 학원이 많은 곳이라면, 학부모님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몇 달은 아예 학생이 없을 수도 있어요. 그때 포기하지 않고 홍보를 이어가는 것, 그게 생존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7월 신규생 3명, 8월 여름방학에 한 번에 6명이 들어왔고, 개원 세 번째 달인 10월에 드디어 재원생 10명을 넘겼습니다.


unnamed (2).png
도약기 — 신규생이 몰리는 달은 따로 있습니다


10명을 넘기고 나서도 성장의 속도는 고르지 않았어요. 데이터를 쌓으면서 알게 된 건, 신규생이 들어오는 타이밍에는 분명한 패턴이 있다는 겁니다.


방학이 성수기입니다. 2025년 1월 겨울방학에는 한 달 만에 신규생이 8명 들어왔습니다. 반면 9월에서 12월, 하반기에는 신규생이 거의 없었어요. 아예 0명인 달도 있었고, 많아야 2명이었습니다. 독서논술 공부방 특성상 방학에 학부모님들이 움직이고, 학기 중에는 현상 유지가 일반적인 흐름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방학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습니다. 독서논술 공부방이기에 여름방학에는 오전 독서반과 한국사 특강을 열고, 재원생 대상으로 무료 특강도 진행했어요. 특강만 하고 가는 학생도 있었지만, 방학에 유입된 학생의 80%는 학기 중에도 계속 다녔습니다. 방학 때는 수업 수가 늘어나니 객단가도 자연스럽게 올라서, 30만 원을 넘기는 달도 있었어요.


재원생 숫자를 시간 순서로 보면 이렇습니다.


2024년 7월- 3명

2024년 9월- 10명

2025년 1월- 22명

2025년 5월- 31명

2025년 6월- 42명

2025년 8월- 47명



개원 7개월차에 20명을 넘기고, 1년 조금 넘어서 47명 피크를 찍었습니다. 이때는 솔직히 배가 불러서 '이제 가려서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어요. 그런데 학원은 방심하는 순간 흔들린다는 걸, 그 직후에 배우게 됩니다.


unnamed (1).png
최적화기 — 흔들린 뒤에야 보이는 것들


학원은 1·3·5년차에 고비가 온다는 말이 있죠. 저도 개원 1년이 지나고 나서 장기 재원생 중에 퇴원생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항상 늘기만 했던 숫자가 처음으로 줄더니, 2025년 12월에는 38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초기 멤버 10명 중 4명만 남았을 때는 마음이 참 아팠어요. 그렇지만 이 시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더 단단해졌습니다.


반등을 만든 건 세 가지였어요.

첫 번째는 과목 확장과 객단가 개선이었습니다. 독서논술 공부방만으로는 객단가를 올리는 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어요. 주 1~2회 수업이 많다 보니까요. 그래서 영어를 서브 과목으로 추가했고, 중학생을 위한 국어 수업도 함께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두 과목을 권하지는 않아요. 독서로 먼저 시작하고, 아이가 적응하면 어머님들이 먼저 물어보시더라고요. 현재 영어 수강 비율은 전체 재원생의 약 20%, 중학생 비율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합니다. 초6에서 중학교로 올라갈 때 이탈이 거의 없어진 것도 이 덕분이에요.


두 번째는 재원생 관리에 더 진심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좋은 학원이란 신규생이 많은 학원보다 퇴원생이 적은 학원이라고 생각해요. 신규생 1명을 유치하는 것보다 지금 다니는 학생이 계속 다니는 편이 에너지 소모도 적고, 그 학생이 다른 학생을 데려오는 효과까지 생각하면 훨씬 강력한 홍보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매달 1회, 아이마다 다르게 쓴 학습 리포트를 카톡으로 보냅니다. 일괄 발송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따로요. 독서논술은 점수로 나오는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달 어떤 발전이 있었는지 상세하게 써드리면 학부모님들이 전화 한 통 없이도 믿고 보내주시더라고요.


세 번째는 시스템을 계속 개선하는 것이었습니다. 10명 때 방식으로 40명을 커버할 수는 없어요. 저는 비효율적인 것을 발견할 때마다 바로 구조를 바꿨습니다. 수업 중 문 열어주기를 없애고, 구두 테스트 대신 자기주도 학습지로 전환하고. 제 노동력은 줄었지만 아이들의 이해도와 만족도는 오히려 올라갔어요.


unnamed.png

독서논술 공부방이 3명으로 시작해서 47명까지, 그리고 흔들렸다가 다시 반등하기까지. 이 1년 9개월이 제게 남긴 가장 큰 교훈은 하나입니다. 기록하지 않으면 개선할 수 없고, 시스템이 없으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공부방은 동네 장사라고들 하지만, 저는 이곳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기록이 원장님들의 다음 한 걸음에 작은 힌트가 되기를 바랍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오늘도 성장하는 원장님을 응원합니다 :)



https://litt.ly/newdi_system

작가의 이전글3년 차가 감히 창업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