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라와 꽃비 사이, 추억으로 흩어지는 봄

찰나보다 깊은, 삶의 축복에 대하여.

by 유수연

오랜만에 들어보는 리처드 용재오닐의 비올라 연주.


바이올린처럼 날카롭거나

현란하지도 않고 첼로같이 묵직한 존재감도 아닌 애매모호한 우울함이랄까?


하긴 비올라란 존재가 그렇다.


이도저도 아닌 악기의 모호한 정체성 때문에 늘 바이올린과 첼로사이의 중간음역대를 맞춰주는 보조역할 정도였지 않나?


밋밋하고 평이한 음역대 때문에

살짝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비올라로 듣는 오펜바흐의 '자클린의 눈물' 연주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동 그 자체다.


촉망받던 첼로의 아이돌에서 불치의 장애를 얻어 불행한 삶을 살다 간 자클린의 슬픔이 음악적으로 와닿는다고 할까. ㅋ~


악기 중에 가장 존재감 없던 비올라를 운명처럼 선택했을 용재오닐.


그러나 그의 비올라는 주어진 숙명을 넘어

누구보다 당당히 세상 앞에 서 있으며

그의 강인함과 내면의 슬픔이 배어 있다.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아버지에게


"안녕하세요. 아버지.
제 음악 좀 들어보실래요?"

그렇게 인사하고 싶었다던 그의 순수함이

끝내 부치지 못한 편지처럼

가슴 시리게 들려오는 날.


어느새 창 밖은 화려한 봄!


어떤 모습이든

살아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https://https://youtu.be/Q250pAVQf0g?si=RGH-d18rdVwsqCSQ

추억이 이토록 지천이면 어디를 밟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