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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기열 KI YULL YU Oct 26. 2020

씨는 납작한 조롱박인듯, 열맨 빨간 초롱2개 마주붙인듯

유기열의 씨알여행 198-담쟁이주홍(초롱)박

담쟁이주홍(초롱)박은 낙엽이 지는 여러해살이덩굴식물이다. 덩굴 길이는 20m가 넘는다.  흰 꽃과 빨갛게 익은 열매는 관상가치도 있다. 열매는 둥근 타원형으로 초롱 2개를 위아래로 붙여 놓은 듯하다. 씨는 납작하고 약간 굽은 조롱박을 닮았다. 


왼쪽: 잎, 꽃, 열매와 씨, 오른쪽: 전신주, 전선, 나무 등을 감고 무성하게 자라는 담쟁이주홍(초롱) 박


담쟁이주홍(초롱)박은 박과(Cucurbitaceae) 식물로 학명은 Coccinia grandis이다. 학명은 동의어가 많아 10개가 넘는다. 영명은 Ivy gourd(담쟁이박), Scarlet gourd(주홍박), tindora, kowai fruit 등이 있으며 베트남 명은 bình bát dây다. 

아직 공식적인 한국명은 없으나 종자를 판매하거나 새로운 작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속명인 코시니아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식물의 특성과 영명 등을 고려하여 담쟁이주홍(초롱)박으로 부르고 싶다. 


.담쟁이주홍(초롱)박으로 부르는 이유: 학명이 주홍과 화려함의 합성어다. 담쟁이박과 주홍박이란 영명이 널리 사용된다. 열매가 초롱 2개를 위아래로 마주이어붙인 모양과 비슷하다. 씨 또한 신기하게도 조롱박(호리병박)과 모양이 비슷하다. 담쟁이주홍(초롱)박이란 이름이 코시니아 보다 친근하면서 정감도 있기 때문이다.


.형태와 잎다년 생 덩굴식물로 흙과 물기만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든지 잘 자란다. 덩굴손이 있어 나무, 울타리, 길가 전신주와 전선 등 의지할 수 있는 곳은 어디나 감고 올라간다.

잎은 가장자리가 5조각으로 얕게 파여 있고 끝이 다소 뾰족한 심장형이나 오각형이다. 가장자리엔 점 모양의 뾰족한 침이 빙 둘러가며 있다. 크기는 길이와 너비는 4~8cm이나 길이가 너비보다 약간 큰 편이다. 새순과 어린잎은 나물이나 수프를 만들어 먹는다. 


왼쪽: 수꽃, 오른쪽: 암꽃


.꽃은 희고 통꽃이다. 꽃잎 위는 5조각으로 갈라져있고 겉에 잔털이 많다. 단성꽃(單性花)으로 암. 수꽃이 따로 핀다. 암술은 씨방, 암술대, 암술머리로 되어 있다. 씨방은 꽃받침과 꽃잎 아래 있으며(씨방하위), 길이7~10mm, 지름2~3mm의 긴 둥근 타원형이다. 암술대는 길이3~5mm로 짧고 암술머리(柱頭)는 삼각깔때기모양으로 길이(높이)3~4mm며 미세한 털이 많다. 

수술은 수술대와 꽃밥으로 되어 있고 길이는 수술대와 꽃밥을 합쳐 길이8~11mm며, 수술대보다 꽃밥 길이가 약간 긴 편이다. 수술은 4~5개이며, 수술1개는 각2~3개의 꽃밥을 가지고 있으며 꽃밥은 노랗다.

꽃받침은 5조각으로 되어 있고 각 조각 끝은 뾰족하다.

꽃에 개미가 엄청 많은 것을 보면 꽃가루받이는 개미에 의해서도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왼쪽: 어린 열매, 오른쪽: 익은 열매


.열매열매는 장과(漿果)로 수십 개의 씨가 즙액 육질 속에 박혀 있다. 모양은 둥근 긴 타원형이다. 크기는 길이4~5cm, 지름1~2cm다. 어린 열매는 초록이며 겉에 끊어진 하얀 줄무늬가 있으나 익으면 빨갛게 되고 흰색 무늬는 없어진다. 그래서 익은 열매는 마치 빨간 초롱 2개를 맞대어 붙여 놓은 모습으로 예쁘다. 덜 익은 열매는 딱딱하나 익으면 말랑말랑 해지며 육즙이 많아진다. 익은 열매를 쪼개어 보면 씨가 빨간 즙액의 육질 속에 가로로 들어 있다. 

열매 육즙에서 바로 빠져 나온 씨

열매는 익어도 껍질이 벌어지지 않는다. 통째로 땅에 떨어지거나, 벌레나 외부 충격에 껍질이 상처가 난 채로 말라 달려 있고, 더러는 씨가 빠져나가기도 한다. 땅으로 떨어진 열매는 껍질이 터지거나 찢어지고 벌레가 갉아 먹으면 씨가 나오고, 땅에 묻힌다.  


.: 씨는 길이4~6mm, 너비1.5~2.5mm의 납작하고 좁은 쪽이 약간 굽은 조롱박을 닮았다. 열매 육즙에 싸여 있을 때는 연노란 백색에 가까우나 마르면 회백색에 가깝다. 

씨나 삽수 번식이 가능하다. 씨는 새, 쥐 그리고 다른 동물에 의해 널리 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용과 약용: 길가다 보면 조그만 바구니나 그릇에 어린잎과 어린 열매를 따는 아낙네들을 볼 수 있다. 새순과 어린잎은 나물이나 국을 만들어 먹고, 어린 열매는 샐러드 등으로 요리해 먹기도 한다. 민간요법에서 열매 등이 당뇨, 기관지염치료에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담쟁이주홍(초롱)박은 꽃과 열매는 관상가치가 있다. 어린잎과 어린 열매는 채소로 먹는다. 당뇨 등에 약효도 있다한다. 여기다 척박한 땅에서까지 잘 자란다. 그런데 베트남에서는 아직 이것을 농작물로 재배하거나 이것의 유용물질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관련 있는 한국인이 담쟁이주홍(초롱)박에 관심을 가져보았으면 한다.     


필자 주

1. 학명 Coccinia grandis는 어린 열매가 하얀 줄무늬가 있는 녹색에서 익을수록 빨갛게 변하는 특성을 근거로 지어진 것 같다. 속명 coccinia는 주홍(scarlet)을 뜻하며, 종명 grandis는 화려한(showy, colorful)을 뜻하기 때문이다.  

2. https://en.wikipedia.orghttps://www.nparks.gov.sg 를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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