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열의 일상다반사-Mountain Chimgan
우즈베키스탄의 침간산은 중국 천산산맥의 서부에 위치하며 최고봉(Greater Chimgan)이 3,309m로 만년설이 뒤 덮인 영산(靈山)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아미르소이 리조트(Amirsoy Resort) 정상 2,290m에 올라가 사방을 바라보니 유럽의 알프스 같았다. 리조트엔 스키장, 눈썰매장, 승마장, 트레킹과 등산코스, 숙박과 케이블카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으며 그곳에 가는 도로가 좋아 타슈켄트에서 하루 여행도 가능하다.
침간산은 우감-차칼국립공원Ugam Chatkal National Park)에 있다. 침간은 푸른 풀(Green grass)을 뜻하는 Chimgan이나 푸른 계곡(Green valley)을 뜻하는 Chimyon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름처럼 침간산은 신선한 공기와 여름철엔 푸른 식물과 계곡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야생의 산양, 갈색 곰, 늑대, 여우, 멧돼지, 고슴도치와 20종 이상의 새와 함께 그레이기 튤립(Tulipa greigii), Eremurus lactiflorus, 작약 속의 Paeonia hybrida 등 멸종위기 식물 등 생물종이 다양하다 는 연구보고서도 있다. 생물 유전자원의 보고라고 볼 수 있다.
2024년1월6일 오전10시에 차를 타고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있는 그랜드미르호텔(Grand Mir Hotel)을 출발했다. 날씨는 쾌청했고 겨울답지 않게 춥지도 않았다.
호텔을 출발한지 약2시간만에 침간산 제1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수백 대의 차가 주차해 있어 놀랐다. 주차장 주변에는 군데 군데 말들이 모여 있었고, 말을 타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주차장 맞은편 길 건너 Tayz Kafe 식당에 가서 수프, 샐러드, 꼬치구이, 만두 등을 주문하여 점심식사를 했다. 음식은 나에게는 매우 짠 편이었다. 그곳에 가게 되면 음식을 주문할 때 꼭 짜지 않게 해달라고 말하기를 권한다.
식사를 마치고 제1케이블카 정류장 플피시(FLFISII)의 매표소에서 탑승권을 샀다. 관광객이 많아 30분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케이블카 왕복요금은 14세이상 성인은 주말엔 110,000숨(약11,000원), 주중엔 90,000숨(약9,000원)이다.
오후2시쯤 케이블카를 타고 침간산을 올라갔다. 케이블카는 10명까지는 탈 수 있는 크기였고, 타고 내리는 문이 있어 안전했다. 다만 타고 내릴 때 안내하는 사람이 없어 각자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케이블카는 덜컹거리지 않고 물 흐르듯 위로 올라갔다. 케이블카 아래엔 눈 덮인 하얀 산과 그 속에 이쯤의 눈과 추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온 몸을 드러내고 서 있는 녹회색 향나무(?), 뱀처럼 구불거리는 편도1차선 도로와 붉은 지붕의 집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케이블카는 20여분 올라가더니 멈추었다. 여기에도 수백 대의 차가 주차해 있었다. 이렇게 관광객이 많을 줄은 상상 못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주차장 옆으로 난 길을 걸어가니까 벽에 AMIRSOY라고 표기된 큰 건물이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САЗАНЧИК(CA3AHYNK )식당이었다. 내려올 때 화장실에 가기 위하여 들어가 보니 손님이 만원이었다.
식당을 지나 계속 걸어올라가니 제2케이블카 정류장 아미르소이(Amirsoy)가 나왔다. 입구에는 케이블카를 타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입구를 처다 보니 벽에 “1650m balandlikda aloqa”라는 글씨가 써 있었다. “해발1650m에서도 (인터넷)통신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제2케이블카 정류장 주변에는 스키와 눈썰매 등을 가르치고 연습하는 스포츠 아카데미, 호텔 등 숙박시설, 식당, 야외공연장 등이 있다. 이들 모든 곳에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오후2시30분쯤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산 위로 올라갔다. 발 아래는 눈과 스키를 타는 사람들만 보였다. 스키장은 초보코스 5개, 슬로프 길이가 가장 긴 3,550m 중간코스1개, 고난도코스4개 등 10개가 있다. 리프트시설이 되어 있어 스키를 타는 사람들이 슬로프 위로 올라가기도 쉽게 되어 있다.
케이블카는 약30분이 지난 오후3시쯤 종점이자 아미르소이 리조트 정상 2290m에 도착하였다. 그곳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음식을 먹고, 만년설을 즐기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스키 임대하는 곳, 패스트(Fast) 푸드점, 야외 식당 등의 편의시설도 있었다.
전망대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니 눈 덮인 높은 산들이 겹치고 포개져 하늘로 이어졌다. 온통 눈 세상이었다. 아주 옛날에 갔던 스위스의 융프라우가 떠올랐다. 이래서 사람들이 침간산을 우즈베키스탄의 스위스라고 하는 가 보다!
더 머무르고 싶었으나 가야 할 길이 멀어 10여분 머물다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은 올라간 길과 같았다. 케이블카 제1정류장 플피시에 내려오니 오후3시50분쯤 되었다. 주차장에 가서 차를 타고 오후4시가 조금 넘어 타슈켄트를 향해 침간산을 출발했다.
‘침간산아, 다음에 또 보자. 잘 있어. 안녕~’
오늘은 기억에 오래 남을 좋은 경험을 잘 했다. 보람도 즐거움도 만족도 있었다. 삶을 활기차게 살 수 있는 에너지도 충전했다.
필자 주
1.https://en.wikipedia.org/wiki/Chimgan, https://dolorestravel.com/en/guide/chimgan-mountains-tashkent-uzbekistan, https://en.wikipedia.org/wiki/Greater_Chimgan를 참고했다.
2.Natalya YU. Beshko· Komiljon Sh. Tojibaev· R.U. Kadyrov· A.D. Gaziev· Kyung Choi, Flora of the Western Tien Shan: The Chimgan Mountains, 2015 연구보고서도 참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