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랑 열여덟의 여름이 다가온다

영국 유학생이 된 외동아이

by 차나

평일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 가서 종일 공부하다 오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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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늘 궁금한 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이해가 가고 머릿속에 들어올 때까지 질문이 끊이질 않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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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내내 하고 싶은 거 하며

맘껏 어린 시절을 탐색하고

하고 싶은 걸 경험하게만 했던 나는

때론 겁이 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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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청소년기가...

한국의 입시가 얼마나 치열한지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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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입을 다물고

내 욕심이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도록

내 바램이 너를 위한 거라는 말들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하고픈 말들을

들숨 한번 날숨 한 번에 숨기고 삼키며

혹여나 들킬까 고민하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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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많고 자존심이 센 아이는

한국에서의 시험 결과가 늘 만족스럽지 않아

소리 없이 뚝뚝 눈물을 떨구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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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마다 혹여나 비뚤어질까 걱정도 했었다.

좋든 싫든 학교를 다니며 쌓이는 에너지들

그 에너지들을 집중해서 쏟아내야 하는 시간은 따로 있다는 걸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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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무렵부터 해외에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바램을

슬쩍슬쩍 내비치던 아이에게


너 너무 어려.

더 구체적인 가고 싶은 이유가 확고해지면 다시 얘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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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할 수 없던

확고하고 단단한 너의 이유들을 들으며

네가 오랜 시간 고민하고 바라오던 유학 생활을

열여섯의 한여름 끝자락에 감사하게도 보낼 수 있게 된 것은 행운이고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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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열여덟의 여름을 앞두고

마지막 텀의 시험 2과목을 남겨두고 있다.

먼저 본시험들 모두 A를 맞았다.

영어시험도 A를 획득해 수업 일정이 한참인 지금

열외가 되었다.

시험에 통과하지 못한 아이들만 보강수업을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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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낭랑 열여덟세의 갈대 같은 마음은 늘 변덕이 한가득이지만

깊이 있는 공부를 마무리하고 엄마아빠 곁으로 가겠다 한다.

대학 졸업이 끝이 아닌...

대학원까지 다니고..

ACCA 자격증에

Actuary 자격증까지는 영국에서 획득하고 싶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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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좋으니 네가 행복한 공부를 하라 말한다.

네 시간을 네가 지배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 말해본다.

그렇다면 여태껏 네가 경험하지 못했던 경험을 누리며 살게 될 거라 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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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까짓

엄마아빠의 은퇴는 한 10년쯤 뒤로 미뤄보지 뭐...

라며....

아이고오 허리야 다리야 무릎이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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