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에서 세대보완으로

by 염홍철



요즘 사회 각 분야에서 무슨 ‘위원회’를 만들면 청년과 여성을 많이 등용합니다. 특히 정치권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지요. 과거 청년과 여성이 소외되었다면 참여를 늘려 균형을 맞추는 것은 당연하고 환영할 일입니다. 그러나 전문성을 떠나서 청년과 여성 위주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마치 혁신인 것처럼 주장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로 ‘혁신은 세대교체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세대교체’라는 말을 잘 쓰지 않습니다. 그 대신 ‘세대보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요. 교체는 슬픈 말입니다. 사람이나 사물을 바꾸거나 없앤다는 의미니까요. 그러나 젊은 사람도 필요하고 나이 든 사람도 필요합니다. 건강과 열정만 허용된다면 나이 든 사람들의 오랜 경험을 통한 노하우와 포용력이 필요하며, 혁신과 창의를 위해서는 젊은 사람의 투입이 요망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는 영원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는 인간이나 사물의 용도가 폐기되지만, 인위적으로 그것을 갈아치우는 것을 혁신이라고 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추진하는 혁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경험이 많은 사람들의 ‘지혜’가 보완되어야 가능합니다. 보수와 혁신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분법적인 대립과 교체가 아닌 존중과 상호보완의 건설적인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젊은 엘리트들이 혁신에 실패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습니다. 그것은 지혜가 부족하거나 과욕이기 때문이지요.


정치권에서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선거 때가 되면 청년 인재를 내세워 참신한 이미지를 이용하는 사례들이 많이 있었지요. 혁신은 사람뿐만 아니라 문화를 바꿔야 하는데 그것을 육체적 나이로 구분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닙니다. 무슨 일이든 절제와 균형이 필요합니다. <논어>에 나오는 ‘과유불급’이 세대 간 융합에도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지요. 65세 이상을 법적으로 노인이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 비중은 17%입니다. 고령화 사회(7% 이상)와 고령 사회(14% 이상)를 거쳐 초고령 사회(20% 이상)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지요.


대학 교수들은 65세에 정년퇴임을 하는데, 지난 퇴임식에서 어느 교수가 한, ‘이제 막 가르치고 연구하는 데 물이 올랐는데 물러나게 됐네’라는 푸념이 귓가에 맴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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