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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홍철 May 02. 2024

5월을 맞으며


  어제는 근로자의 날이어서 대부분은 쉬었고 사실상 오늘이 5월의 시작이네요. 많은 시인들이 5월을 노래했습니다.


  도종환은 낮에도 뻐꾸기 울고 찔레가 피는

  5월을 예찬했지만

  5월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가 많아

  찔레 하나가 피는 일도

  예사롭지 않다고 했습니다.


  노천명은 5월은 푸른 여신처럼

  아름다우니까 오히려

  내 마음은 외롭고 고독하다고 했습니다.


  김영랑은 5월은 모란이 뚝뚝 떨어져

  내 마음 서운치만

  다시 모란이 피는 찬란한 봄을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벤 존슨은 300년 된 참나무보다

  5월의 백합이 훨씬 더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어느 5월은 백합의 향기가 아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보람마저 서운케 무너지는’ 그런 달이었습니다. 저를 증오의 타깃으로 만들었고, 칼바람 휘몰아쳐 감성이 춤추는 판이 벌어진 그런 달이었습니다. 선거라는 광풍이 지난 후, 저에게 마음 놓고 위로의 인사도 건네지 못했던 그 슬픈 눈망울이 아직도 제 눈에 밟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5월이 십수 번 지난 후, 그 당시의 상처에 새살이 돋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올해의 5월은 전혀 슬프거나 외롭지 않습니다. 우울하거나 어둡지도 않습니다. 새로 맞는 5월에 흐뭇하게 웃음 지을 수 있고 세상을 관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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