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68명으로 처음으로 0.6명대에 진입하였습니다. 물론 세계 최하위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지요. 이러한 저출산 현상은 사회·경제적 도전에 직면하게 되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우리와 비슷한 문화를 가진 일본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 하야시 레이코(林玲子)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장은 저출산의 원인을, “양성평등이 강화돼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고 더 높은 지위까지 올라가게 되면서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 불이익을 받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비슷한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의 사례와는 다르게 스칸디나비아 국가를 비롯하여 미국, 영국, 호주,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국가는 고학력 여성의 출산율이 상승추세에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양성평등 원리가 힘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정반대의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즉 고용기회의 증가가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본다면 저출산 방지와 양성평등은 상관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성평등을 실현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저도 저출산의 극복과 양성평등의 강화는 상관관계에 있다고 보고 싶습니다.
구체적인 대책으로는 전업주부와 워킹맘을 위한 제도와 문화를 확실히 바꿔야 합니다. 육아와 가사 업무로 시달리는 워킹맘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전업주부의 역할과 가치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제도와 문화의 개선이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전업주부와 관련해서는 전업주부의 자존심을 향상할 수 있는 부부 재산 공동소유를 비롯하여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구체적으로 제안한 것처럼, 가정 내에서 전업주부의 자기 책상, 자기 시간, 자기 통장 갖기를 정착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전업주부일지라도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을 갖고 가사 노동의 대가로 떳떳하게 이체받을 수 있는 통장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워킹맘은 일과 육아를 모두 잘하는 슈퍼 우먼이 아닙니다. 따라서 워킹맘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직장에서는 근로 환경 개선이 요구됩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유연근무제 확대와 장시간 노동 개선을 통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해야 하고, 가정에서는 부부의 가사 및 육아 공동 분담, 남편의 육아 휴직을 확대하여 워킹맘의 퇴근길이 ‘도로 출근길’이 되지 않도록 생활화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병행하여 정부는 양성평등 원리 구현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하고, 여성 경제활동과 양육비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출산율을 높이는 데 상당히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