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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의 부조화

by 염홍철


매일 아침단상을 쓰고, 가끔 신문에 기고를 하면서 갈등을 많이 일으킵니다. 당연히 짧은 지식을 스스로 탓하는 것도 있지만, 주된 갈등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부조화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정의는 승리한다’고 쓰고 있지만, 현실 사회에서 과연 정의가 이기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위장과 위선이 뛰어난 가짜들이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박수를 받으며 행세합니다. 부정을 하면 많은 경우 그 실체가 드러나기도 하지만, 죽을 때까지 밝혀지지 않는 현실을 목도할 때가 많습니다.


다음은 ‘물질적 부와 행복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실제 많은 학자들의 연구에서 기본적인 의식주가 충족되었다면, 그 이후의 물질은 행복과 비례하지 않는다고 밝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적 배경이 각기 다른 나라에서 그러한 가정이 일반화될지 의문을 갖습니다. ‘부의 세습’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말도 이젠 현실화하지 않는 옛날 얘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시기심과 질투심이 생겨 불안을 느끼게 되지요. 물질에 초연하는 것은 일반인에게는 찾기 쉽지 않고, 상당히 수양이 되지 않으면 해내기 어려운 일이지요. 그래서 부와 행복은 비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마지막으로 ‘용서하라’는 글을 씁니다. 여러 성직자들의 말을 인용하면서 ‘용서는 자기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다. 과거에 사로잡히면 현재와 미래를 열 수 없다’고 말합니다. 물론 용서를 하는 것이 현명한 사람의 태도이지요. 그러나 한편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고 나서 없던 일로 잊어버리는 것, 또는 부당한 일을 애써 좋게 봐주는 것이 과연 진정한 용서인지 의문을 갖기도 합니다.


이처럼 이상과 현실에 괴리가 있음에도 독자들에게는 당위성만을 강조하는 데서 오는 허허한 느낌을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갈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이상과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세상의 편법과 야바위에 맞서야 하지요. 이상과 현실의 부조화에 대한 글 쓰면서, 스스로 실행력을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정의는 승리한다’, ‘돈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 ‘용서하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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