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지역 축제는 작년 기준 1,170개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루 평균 3번 이상 열리는 것입니다. 계속 증가 추세에 있지요. 10월에 축제가 가장 많이 열리고 있으나, 화천 산천어 축제, 대관령 눈꽃 축제 등 겨울 축제도 활발합니다. 지역 축제의 순기능이 많이 있는데, 먼저 단조로운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여가 활용이라는 측면을 뽑을 수 있습니다. 또한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부여하며 상호 간 화합을 통해 달성하는 사회 통합의 기능도 상당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축제 기간 동안 소비가 촉진되고 외부로부터 관광객이 모여들 수 있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됩니다.
지역 축제는 지역의 특성과 정체성에 부합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반대로 도시 취약점을 축제를 통해 극복하기도 합니다. 영국의 에든버러는 인구 45만 명의 중소도시로서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중 다양한 축제를 통해 1,2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여 상당한 경제적 성과를 거둔다고 합니다.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는 토마토 가격의 폭락에 화가 난 농민들이 시의원들에게 토마토를 던진 데서 시작되었지만, 이것이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일본의 삿포로에는 눈이 많이 와서 시민들에게는 불편하고 도시의 활력이 떨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일 년에 630센티미터의 강설량을 기록하는데, 눈 치우는 데만 드는 비용만 1,800억 원이라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 취약점을 역이용하여 세계 3대 축제로 승화시킴으로써 삿포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2012년 대전에서는 국제 와인 축제가 처음 열렸습니다. 일부 언론과 시민들은 와인과 관련이 없는 대전에서 와인 축제를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때 시민들에게 독일 뮌헨의 옥토버 페스티벌(10월의 맥주 축제), 홍콩의 와인 축제 등을 예시하면서 비난을 누그러뜨린 바 있었지요. 이들 두 도시는 맥주나 와인과 관련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하였습니다. 이들 두 축제는 도시의 정체성보다는 도시의 장소성을 활용하여 성공한 축제가 된 것이지요.
대전 와인 축제는 지금까지 13년간 지속되고 있는데, 작년에도 국내외 관람객이 26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와인 축제에는 2013년 두 번째 개최하였을 때 이미 4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람객을 기록하였습니다. 당시 축제에 참석했던 모젤와인협회 아돌프 슈미트 명예회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였다”라고 극찬하였고, 패터 안토니 베를린 와인트로피 대표는 “대전은 아시아의 와인 수도”라고 인정하였습니다. 이렇게 어느 도시의 특성이 그 축제와 부합하지 않는다 해도 지자체와 시민의 노력으로 성공시킬 수 있고 이것은 시민 통합과 경제 활성화에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