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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인생의 전부

by 염홍철


‘오늘이 인생의 전부’라는 말은 철학, 문학, 심리학,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조되어 왔습니다. 미국의 토크쇼 여왕인 오프라 윈프리가 ‘영적’ 대화를 나눴다는 에크하르트 톨레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라는 저서에서 ‘현재 이 순간만이 당신이 살고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과거와 미래에 매여 고통받는 현대인들을 깨어나게 하는 가르침이었지요. 인도 출신의 ‘영적 스승’인 라마나 마하르쉬는 “진정한 삶은 오직 지금 이 순간에만 존재한다”라는 메시지를 남겼지요. 내면의 자아를 성찰하고 현재 머무르는 것이 깨달음의 길이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유명한 <명상록>의 저자이며 로마의 철인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뿐이다”라고 강조하였지요. 이것은 스토아 철학의 핵심이기도 한 ‘현재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세계적 성인 말고도 저의 지인 중에서도 이것을 강조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구상 시인님이 생존해 계실 때 같은 대학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 그분의 시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이 차이가 상당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무교동 골목에서 소주잔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많은 가르침을 받았지요.


구상 선생님이 쓰신 시 <오늘>을 다시 읽어봅니다.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오늘 아침 과거, 현재, 미래는 시간을 초월한다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상기해 봅니다.


얼마 전 대전에 오셔서 ‘바보 음악회’에서 시 낭송을 해주신 이해인 수녀님도 비슷한 시를 쓰셨지요. 그분의 시 <어떤 결심>에서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전 생애라고 생각하니/저만치서 행복이/웃으며 걸어왔다”라고 했습니다. 두 분의 시 모두, 오늘이 인생의 전부라는 화두를 던집니다. 어제는 이미 지나갔고 내일은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며 바로 오늘만이 보고 만질 수 있는 것이지요.


오늘의 삶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붙잡아 두고 싶습니다. 지금이 바로 미래를 만드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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