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편의 저항시

by 염홍철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이기 때문에 주위가 좀 시끄럽지만, 이번 주에 접어들어서는 늦은 봄날의 전형적인 날씨를 보여주네요. 하늘에는 솜털 같은 구름들이 서서히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유로움을 느꼈습니다. 현충일이 낀 지난 주말 연휴에 서울대 김현균 교수가 소개한 사회를 고발하는 저항시 세 편을 읽으면서 위로와 힘을 동시에 얻었습니다.


낭만적인 시를 쓰면서도 정치적으로 저항하는 시인들의 시를 몇 번이고 읽었습니다. 1971년 노벨상을 수상한 칠레의 파블로 네루다의 대표적인 시, “당신들은 세상의 모든 꽃을 꺾을 수 있다. 하지만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를 읽었는데, 이 시는 칠레 곳곳의 시위 현장의 담벼락에 붙어 있는 저항 시였지만 우리 인간사에도 적용할 수 있었지요. 돈이나 권력으로 모든 일을 다 해낼 수 없습니다. 어떤 선의와 열정을 가졌어도 변심한 사람의 마음을 돌릴 수 없습니다. 봄이 오는 것은 무슨 힘으로도 막을 수 없으니까요.


<레 미제라블>로 유명한 빅토르 위고는 프랑스의 낭만파 시인인데, “미숙한 자는 그의 사랑을 하나의 장소에 고정시키지만 강인한 자는 모든 장소에 미치고자 한다. 그리고 완벽한 자는 그 장소를 없애 버린다”라는 시가 있습니다. 이는 서구 중심 사회를 비판한 것이지만 우리 개인에게도 적용되는 시이지요. 이기주의와 편견을 비판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장소, 하나의 사물, 그리고 하나의 인간에게 사랑을 집중시킬 때 소외되고 배제된 곳에서는 고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주말 마지막으로 읽은 시는 터키의 혁명 시인인 나짐 히크메트의 ‘진정한 여행’입니다.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리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시는 현실의 불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오늘날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지요. 새로운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입니다. 버림을 받아 고통 속에 있어도 아직 부를 노래가 있고, 아직 살아야 할 날들이 있고, 여행하고 항해해야 할 미지의 세계가 있다는 희망을 주는 시입니다.


위와 같은 저항시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서 나름대로 변화를 촉구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따라서 저항시는 단순한 파괴나 부정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향한 ‘긍정적인 가능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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