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인간은 지구상에 유일한 존재인가?

by 염홍철


지구상에 77억 명의 사람이 살지만, 얼굴이나 체형이 똑같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유전적, 환경적 조건이 똑같은 일란성쌍둥이 경우도 똑같지 않습니다. 이것은 ‘나’는 지구상에 유일한 존재라는 의미이죠. 그렇다면 인간은 지구상에 유일한 존재일까요? 대체로 인간의 유일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철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하이데거도 얘기했듯이 ‘존재’를 사유한다는 점에서 인간은 유일하기보다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또한,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얘기했는데, 이렇게 인간은 자기를 성찰하고 의심할 수 없는 유일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많은 작가가 인간의 유일한 존재에 대해 글을 썼지만, 대표적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는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라는 시를 쓴 바 있죠. 그는 <두 번은 없다.>라는 시에서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라고 했습니다. 이는 세상에는 똑같은 것은 없다는 것을 강조한 시인데, 셰익스피어는 더 적극적으로 인간의 소중한 존재임을 강조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존재라는 것이죠.


셰익스피어는 ‘햄릿’에서 “인간은 과연 대단한 작품이로다! / 이성은 얼마나 순고한가! / 능력은 얼마나 무한한가! / 자퇴와 거동은 얼마나 분명하고 경탄스러운가! / 행동은 얼마나 천사 같은가! / 이해력은 얼마나 신 같은가!”라는 인간 송시를 썼습니다. 그러나 결국 인간은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라는 것도 인정했죠.


그러나 한편으로 인간이 유일하다고 믿는 그 오만이 비극을 낳는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인간은 자연에서 분리되어 홀로 된 존재이기 때문에 유일성은 축복이 아니라 ‘슬픈 자각’이라고 합니다.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참조)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AI 같은 기계가 인간의 유일성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AI의 창조성, 감정 모방, 자기 학습이 발전하면서 ‘인간다움’이 불분명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AI와 타자성의 시대에서 인간이 유일한 존재로 남기 위해서는 단지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유일한 존재’라는 것이 자랑이 아니라 ‘책임’을 선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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