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인문학은 왜 더 중요해지는가?

by 염홍철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인공지능 이야기를 빼놓지 않습니다.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복잡한 계산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면 기술의 발전이 얼마나 빠른지 새삼 놀라게 됩니다. 과거에는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지식과 창작의 세계에도 이제 AI가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앞으로 인간의 역할이 무엇이냐.”라는 질문까지 던집니다.


그러나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면, AI의 발전은 오히려 인간에게 더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입니다. AI는 정보를 처리하고 계산을 빠르게 할 수 있지만, 삶의 의미를 묻지는 않습니다. 무엇이 옳은지, 어떤 사회가 바람직한지, 인간이 왜 서로를 존중해야 하는지와 같은 질문은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바로 이런 질문을 다루는 학문이 인문학입니다.


기술은 무엇이 가능한지를 보여주지만, 인문학은 무엇이 바람직한지를 묻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고를 냈을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의료 AI가 판단을 내릴 때 인간의 존엄은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감시 기술이 발전할수록 자유와 안전의 균형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와 같은 문제는 기술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결국 인간의 가치와 윤리를 고민해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창의성입니다. AI는 이미지를 만들고 음악을 작곡할 수 있지만, 인간의 창의성은 단순한 데이터의 결합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인간은 경험하고, 감정을 느끼고, 역사와 문화를 통해 의미를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상상력과 성찰의 토양 역시 인문학 속에서 길러집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AI가 발전할수록 인문학의 중요성은 더 커질지도 모릅니다.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시대일수록, 인간의 방향을 정하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AI는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은 의미를 만듭니다. AI는 답을 제시할 수 있지만, 어떤 질문을 던질지는 인간이 결정합니다.


어쩌면 AI 시대에 우리가 다시 인문학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그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성찰 없이 기술만 앞서가면, 우리는 방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AI 시대일수록 인문학은 선택이 아니라, AI의 폐해나 부족함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나침반입니다. 그래서 AI 시대의 핵심은 기술 중심 사회가 아니라 기술과 인문학이 결합한 사회입니다.

작가의 이전글사랑할 수 있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