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_2022년 8월 10일 개봉
사진 출처: 다음 영화
영화 내용 스포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포스터의 이 문구를 보고 확 끌려 보게 된 영화다. 나는 스파이 이야기도 매우 좋아하는데 뭔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음모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이 재미있고, 스파이 세계에서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기도 하며 역사 속에서 주인공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엄청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에 매우 흥미를 느낀다. 물론 그게 실제 이야기라면 너무 힘들겠지만, 사실 실제 역사 속에서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영화는 특히 실화를 기반으로 하여 더 흥미를 느꼈는데 이 영화 내용 자체가 모두 실화는 아니고 현대사의 몇 가지 사건을 엮어 하나의 영화로 구성을 한 것이다. 나중에 영화를 보고 나서 실제 사건에 대해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안기부 해외팀을 맡고 있는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는 망명을 신청한 북한 고위 관리를 통해서 스파이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고위 관리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해 더 스파이 찾기에 열을 올리게 되는데 그 스파이는 '동림'이다. 북한과 여전히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파이 찾기에 더 박차를 가하게 되는데 자꾸 일급 기밀들이 유출되고 위기 상황이 생긴다. 계속 누군가를 잡아내기 위해 경쟁과 대립을 반복하던 국내팀과 해외팀은 서로 상대를 동림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해 나간다. 서로를 의심하다 보니 스파이를 제대로 찾지 못하면 자신이 스파이로 몰릴 수도 있는 상황이라 위기는 점점 고조되는데 스파이가 누군지 결국 밝히게 되었지만 스파이의 목적이 예상과 다르다. 두 팀은 대통령 암살 작전이라는 위기에 봉착해 일단 스파이를 밝히지 않기로 한다. 박평호와 김정도는 같은 뜻을 가지고 있지만,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서로가 같은 편인지, 다른 편인지를 의심하고 경계하는 가운데 대통령 암살 예고의 날은 다가온다. 이 둘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영화 포스터에서도 보이듯이 첫 번째로는 과연 스파이가 누군지 찾는 재미가 컸다. 영화 속에서는 계속 명확하게 스파이가 누구라고 알려 주지 않다가 후반부에서 밝히는데, 스파이의 목적에 놀란다. 왜 스파이가 될 수밖에 없었나를 조명하며 스파이의 존재를 부각하고, 바로 처리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스파이를 찾은 다음에 영화가 계속 어떻게 진행될지가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서로를 의심하다 보니 뭔가 관객의 입장에서도 주인공들의 행동이 미심쩍은 부분들이 보였는데 영화의 결말을 보고 나서 '아 이래서 그때 그랬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어 두 번 관람을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재 배우가 직접 각본을 고쳐 썼다고 하는데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게 잘 쓴 것 같았다. 또 한 가지의 관전 포인트는 실제 사건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이 영화에는 '아웅산 테러', '이웅평 귀순 사건'이 다소 큰 비중으로 들어가 있고 그 외에도 장영자 사기 사건 등에 대해서도 다루었다고 한다. 조금씩 장소 같은 것은 바꿔서 제시했지만 실제 역사에서 이 사건들이 얼마나 연결이 되어 있을지 몰라도 영화 속에서 매끄럽게 연결이 되어 재미있었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실제가 어떤지는 100% 알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혹시 승자가 이 사람이 아니었다면 기록이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 보곤 하는데 이 영화가 그런 면을 보여 준 것 같다. 'A라는 사건에는 사실 이러한 밝혀지지 않은 뒷 배경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배우들의 액션과 카메오 출연이었는데 아무래도 스파이를 소재로 한 영화다 보니 추격전이 많았고 총격전도 많아 액션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정재, 정우성 두 배우도 유명하지만 주, 조연급으로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나와 그런 배우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다른 영화에서는 주연급으로 나올 만한 배우들이 곳곳에 나왔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는 나름 기억에 남는 명장면도 있는데, 후반부에서 정우성이 이정재의 이름을 외치는 장면이 매우 기억에 남았다. 지금까지 공들여 온 것이 무너졌을 때의 슬픔과 한, 목표는 같으나 방법은 다를 수밖에 없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던 아픔이 느껴지는 외침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기에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그런 점에서 여운이 많이 남는 장면이었다. 125분이라는 러닝 타임 속에서도 지루한 줄 모르고 봤는데 스파이 영화나 한국 현대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