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_2011년 5월 4일 개봉
사진 출처: 다음 영화
가끔 뜬금없이 중, 고등학교 친구에게 연락이 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다들 각자의 인생을 사느라 바빠서 연락을 잘 못하기도 하고 가끔은 뭔가 순수한 안부 연락이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는 것으로 오해받을까 봐 다소 조심스럽기도 하다. 뭔가 중, 고등학교 때는 그룹을 지어 많이 놀았던 것 같은데 중학교 때는 만화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많이 놀았던 것 같다. 나도 만화책을 엄청 좋아했기 때문에 만화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그중에는 직접 만화를 그리거나 코스프레를 하는 친구들도 있어 그 친구들의 재능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또 같은 가수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놀기도 했는데 나는 god의 왕팬이어서 지금도 god 노래 들으면 가사를 거의 기억할 정도고 우리 부모님도 정말 지겹도록 god 노래를 들어서 다 기억을 하신다. 고등학교 때는 같은 동아리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고 3 때 같이 모여 놀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공통점이 뭐였지 싶다. 다들 관심사도, 성격도 달랐는데 모여서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난다. 어른이 될수록, 큰 걱정 없던 그 시절이 그리워지고 (사실 그때도 그때 나름의 걱정이 있었다. 살면서 더 큰 일들을 겪고 그 일은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미화되었을 것이다.) 친구들도 보고 싶고 하고 그렇다. 나의 윗 세대가 7080 노래를 그렇게 즐겨 들을 때는 아 저 노래들이 그 시절 유행하던 노래들이구나 이 정도 생각뿐이었는데 내가 90년도 노래를 들으면 너무 신나서 그 마음들이 이해가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써니>는 정말 너무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사실 나의 학창 시절과는 좀 시간차가 있지만 공통적인 면도 있고 다른 세대의 추억을 엿본 느낌도 들어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주인공인 나미는 전라도에서 전학을 왔다. 진한 사투리 탓에 전학 첫날부터 다른 학생들에게 놀림을 받는데 나미를 도와주는 친구들이 나타났다!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사는 춘화(강소라)와 외모에 관심이 많은 장미(김민영), 사차원이지만 미스코리아를 꿈꾸는 복희(김보미), 욕이라면 빠지지 않는 진희(박진희), 괴력을 가진 문학소녀 금옥(남보라), 차가워 보이는 수지(민효린)가 그 친구들이었다. 나미는 이 친구들과 함께 놀게 된다. 어느 날 경쟁 그룹과의 대결에서 나미는 처음에는 겁을 내다가 갑자기 할머니께 전수 받은 사투리 욕을 시원하게 뱉어 싸움을 승리로 이끈다. 나미와 친구들은 더욱 돈독해지고 평생 함께 하자고 맹세를 하며 '써니'를 결성한다. '써니'는 학교 축제 때 보일 공연을 열심히 준비하는데 축제 날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 친구들은 모두 흩어지게 된다. 25년의 시간이 흐른 후 어른이 된 나미는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어느 날 춘화와 마주치게 된 나미는 다른 친구들도 보고 싶어 져 친구들을 찾아보기로 한다. 친구들을 하나씩 찾아나가면서 나미는 가장 눈부셨던 학창 시절, '써니'와 나누었던 우정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써니'의 멤버가 다들 너무 개성 있고 귀여워서 좋았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배우 강소라의 매력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뭔가 학창시절에 어른스럽고 멋있는 여자 아이가 있으면 그 아이를 동경하게 되었던 것 같은데 강소라가 맡은 춘희가 딱 그런 역할이었다. 문학소녀부터 외모에 관심을 가진 아이, 욕을 구수하게 하는 아이, 예쁜데 나서지 않고 조용한 아이 등 정말 교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캐릭터들을 모아 놔서 더 이입이 잘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천우희 배우가 정말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는데 연기가 너무 실감 나서 저 배우 저 장면 찍고 괜찮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도 소위 날라리라고 말하는 학생들은 있었지만 실제로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없어서 다소 놀라기도 했다. 이 영화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속했던 '써니'를 돌아봤을 것 같다. 모르긴 몰라도 영화 개봉 후 옛 친구를 찾으려는 움직임들이 많지 않았을까. 나도 영화를 다시 되짚어 보니 중, 고등학교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하고 친구들이 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뭔가 좋은 일이 생기거나 명절이 되면 그런 일들을 핑계 삼아 살짝 연락해 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