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시절을 살아 낸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

<국제시장> 2014년 12월 17일 개봉

by 윰윰

사진 출처: 다음 영화


영화 내용 스포가 있습니다:)


한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지?

예전에 우연히 인터넷에서 인상 깊은 광고를 봤다. 어떤 아이가 외교관인 부모님을 따라 어렸을 때 외국에 가서 살게 되었다. 그 나라 사람들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를 물어봐 자신을 한국 사람이라고 소개하면 한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를 다시 되묻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구본을 들고 다니면서 설명을 해 주었는데, 요즘은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 사람들이 한국을 잘 알고 한국의 문화를 좋아해서 뿌듯하다는 내용의 공익광고였다. 지금의 한국은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할 수 있는데, 세상에 한국 가수가 빌보드차트에서 1위를 할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싶다. 너무 대단한 일이고 자랑스럽기 그지 없는 일이다. 그전에 먼저 50년대에 그렇게 잔인한 동족상잔의 아픔을 겪고 분단이 되고, 모든 것이 파괴된 나라에서 백 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 정도의 발전을 이루어냈다는 것이 너무 대단하지 않은가? 물론 그 과정에서 생긴 문제도 많고, 사회의 모든 시스템이 합리적이진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고 말이다. 그런데 모든 훌륭한 결과들이 그렇듯,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없다. 몇 십 년에 걸쳐 사람들이 꾸준히 노력을 해 왔고 그 노력의 결과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으며 이런 것을 이어나가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어느 나라나 역사가 파란만장하겠지만 특히 한국의 근현대사를 보면 변화가 크고 아픔도 커 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제대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마음 아픈 역사들이 많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는 한국 전쟁 이후 살아남기 위해 애썼던 우리들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의 이야기이다.


평범한 '남자'의 위대한 '아버지'로서의 인생


사실 부모님들은 모두 위대하다. 내 몸 하나 챙기기도 힘든 인생에서 어떻게 자식들을 위해 회사에서, 또는 자신의 일을 하며 그렇게 오랜 시간을 버티시는지, 어떻게 자식들에게는 무한한 사랑을 줄 수 있는지 설명이 불가능하다. 이 영화의 덕수(황정민)도 그렇다. 덕수는 전쟁 통에 아버지와 헤어지게 되고 남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부산 국제시장의 '꽃분이네'서 일을 한다. ‘꽃분이네’는 고모가 운영하는 수입 잡화점인데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며 열심히 일을 한다. 그러나 형편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남동생의 대학 등록금이 필요하게 되어 독일에 광부로 일하러 떠난다. 그곳에서 덕수는 간호사로 일을 하고 있던 영자(김윤진)를 만나고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된다. 책임져야 할 가족이 더 생기고 '꽃분이네'를 지키기 위해 돈이 더 필요하게 된 덕수는 전쟁 중이던 베트남으로 가 기술 근로자로 일을 하게 된다. 베트남에서 돌아와 '꽃분이네'를 운영하면서 살다가 전쟁 통에 헤어진 아버지와 막순이를 찾으려고 이산가족 찾기에 나가게 되는데 거기에선 가족을 못 찾지만 나중에 나간 방송에서 막순이를 찾게 된다. 막순이와 가족들이 다시 만나게 되었지만 엄마는 돌아가시고, 시간이 흘러 덕수도 나이가 들어 자식들과 손자들과 시간을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어느 명절날 덕수는 자식, 손자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다 방으로 들어와 아버지의 사진을 보며 정말 힘들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다.

전쟁 이후의 삶, 부모님들의 희생을 알고 싶다면 추천할 만한 영화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외할머니는 전쟁 때 어떤 일이 있었고, 그 뒤에는 이러이러하게 살았단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해 주셨는데 들으면서 눈물이 날 때도 있었고,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또 한편으로 그 사이에서도 소소한 행복을 찾으려고 했던 할머니 할아버지와 부모님의 이야기와 행동들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코끝이 찡하기도 했다. 사실 역사를 배우기는 하지만 역사책에 나오는 것들은 큰 사건 위주고 암기식이라 나는 역사책을 그냥 읽는 건 좋아해도 학교 다닐 때 배운 역사는 너무 재미없게만 기억에 남아 있었다. 오히려 이런 영화들을 보고 관련 사건들을 더 찾아 보게 되었는데 전쟁 이후의 삶과 우리 윗 세대의 희생을 알고 싶다면 이 영화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종종 외국인 친구들에게도 보여 주는데 다들 눈물 콧물 빼고 보면서 한국이 정말 어려운 시기를 거쳐 왔고, 이렇게까지 발전하게 된 데에 정말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덕수가 아버지 사진을 보며 정말 힘들었다고 말할 때는 눈물이 엄청났는데 집안의 가장으로서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 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흐르지만 다들 자기를 의지하고 있어서 어디다 힘들다는 말도 못 했을 덕수의 인생이 새삼 또 느껴졌다. 진짜 또 새삼 할아버지, 할머니와 부모님께 감사드리며 나도 다음 세대를 위해 좀 더 나은 어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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