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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한 그림자 사진

(트렌드에서) 다시 만난 카피 07

by 이유미

마케팅에 촉을 세워야 하는 직군에 있는 사람치고 매년 9, 10월 즈음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다음 해 트렌드 예측과 관련된 책을 안 읽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카피라이팅 또한 마케팅과 연관성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기에 언제부턴가 나도 빼놓지 않고 챙겨 본다. 얼마 전 책방에서 판매할 책을 소량 주문하며 출간된 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트렌드분석 책을 함께 주문해 읽기 시작했다. 트렌드 예측, 분석 책을 읽을 때마다 참 많은 걸 배운다. 대충 감으로만 알고 있던 시대의 변화에 대해 증거를 딱딱 제시하며 명확하게 설명해 주니 감사하지 않을 수 있나.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던 나는 필통에서 형광펜을 꺼내 들었다. 밑줄 그을 곳이 나타났다! 해당 내용은 가족에 대한 부분이었다. 팬데믹 이후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소 변화했다. 원치 않게 강제로 떨어져 있어야 함을 경험한 우리는 가족의 소중함을 절절히 느끼게 됐다. 다행히도 그 여파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2025 트렌드노트>에선 가족의 데이트 코스를 설명하며 이들의 형태가 외식-산책-아이스크림으로 요약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내용이 흥미롭다.


가족의 코스는 그림자 사진으로 대표된다. 가족의 코스가 그림자인 이유는 대단한 장소에 간 것도 아니고 대단하게 준비를 해서 나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2025 트렌드노트, 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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