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서 살기로 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성수에서 아기를 키우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조금 두려웠다. 성수에 살아 본 적은 없지만 제게 성수는 힙하고 핫한 젊은 청년들이 가득한 곳이에요. 수제화와 공업 지역으로도 유명한 곳!
하지만 성수에 있는 회사에 다녀야 하고,
어린이집에 다니는 웅이의 등하원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이곳으로 이사해야 했죠.
그렇게 성수에서의 육아가 시작됐습니다.
아파트에 살다가 엘리베이터가 없는 상가 주택에서 맞이한 첫 출근과 웅이의 첫 등원은 정말 쉽지 않았어요. 어깨에는 제 가방과 어린이집 가방을 메고, 한 손에는 유모차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곰웅이를 안고서 2층에서 1층까지 내려가는 것부터가 힘들었어요.
역시나, 내 직감이 맞았다. 성수에서의 육아는 쉽지 않겠다는 직감이!
어린이집에 가려면 집에서 나와 공업사와 오래된 슈퍼마켓이 있는 골목을 따라 터벅터벅 걸어야 해요.
뚝도 시장을 지나 인도도 없는 길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다 보면 골목에 위치한 어린이집에 도착.
여기서 정말 내가 곰웅이를 잘 진짜 키울 수 있을까?
성수로 이사 온 이후, 매일 밤 이사를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아마도 골목길 한쪽에 우뚝 서 있는 감나무에 감이 붉게 익어갈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동네 곳곳에서 열심히 하루 하루를 보내고 계시는 사장님, 선생님, 그리고 강아지, 고양이, 꽃, 풀들과 웅이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매일같이 마주하던 풍경에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성수에서의 육아가 마법처럼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곰웅이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동물들, 그리고 주변 환경과의 작은 교류들이 일상의 활기를 더해주면서,
성수가 조금씩 우리에게 친숙한 곳으로 변해갔어요.
엄마가, "안녕하세요!"
아기도, “안녕하세여!”
강아지를 좋아하는 웅이를 위해 등원 시간에 맞춰 일하시다가 잠시 나와 복순이와 사장이를 만나게 해 주시는 사장님,
매일 아침 같은 자리에서 강아지를 안고 계시며 웅이에게 꼭 덕담과 안부 인사를 건네주시는 할머니,
무뚝뚝해 보이지만, 손을 흔들며 "선생님!" 하고 외치는 웅이에게 활짝 웃으며 반갑게 인사해 주시는
공업사 사장님,
웅이가 선생님한테 자꾸 가자고 한다는 푸념에 "언제든 여기 불 켜져 있으면 들어와요, 꼭!"이라고
말씀해 주시고, 올 때마다 한참을 웅이와 신나게 놀아주시는 약사님,
갈 때마다 판매하는 분식을 따로 소분해서 웅이 손에 척 건네주시는 분식집 사모님,
눈이 마주치면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하는 웅이에게 꼭 화답하며 덕담을 건네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가 먼저 건넨 인사에 아기가 따라 한 인사가 씨앗이 되어 뿌리를 내리고,
'인정(人情)'이라는 꽃을 피워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좁은 골목에는 생기가 돌고, 한 아이와 엄마의 하루에 온기가 스며들었어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인사를 잘했던 한 아이를 온 마을이 키워주고 있어요.
엄마와 아기의 인사를 받아주시고 화답해 주신 성수동 주민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선거철에도 끊임없이 손 흔들고, 머리 숙여 인사하는 곰웅이를 보시더니 "아이고~ 너도 선거 유세에 번 가야겠다~ 내가 뽑아줄게. 아이고 예뻐라!" 하며 호탕하게 웃으시던 어머님도 계셨다! ㅎㅎ)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는 단순한 인사말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어요.
인사는 그냥 지나가는 말 같지만, 사실 대화를 시작하는 아주 자연스러운 방법이죠.
"안녕하세요!" 한 마디가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활발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 작은 말 한마디가 얼마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하면서,
오늘도 주변 사람들에게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보면 어떨까요?
분명 더 따뜻한 하루가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