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오는 이유는,
파란요정의 물풍선 파티 때문이란다

비가 오는 날이면 파란요정의 초대장이 도착해요

by 여미마미 람람



유독 비가 많이 내리던 올여름,

하늘에서는 우르릉 쾅쾅 천둥이 울리고,

번쩍번쩍 번개가 치며 세찬 바람과 빗줄기가 쏟아졌어요.

비가 올 때마다 곰웅이는 “야단이 났네~ 야단이 났어~” 하며 엄마 품에 꼭 안겼죠. (등원 거부와 함께)




곰웅이는 감각이 예민해서 빗소리, 천둥소리, 그리고 번개 빛이 너무 무섭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욕실에서 물놀이하는 건 좋아하지만, 예상치 못한 빗물이나 수영장 물은 두려운 존재였죠. ㅜ그렇다 보니 빗속에서 엄마와 함께 등하원하는 것이 곰웅이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답니다.




하지만 비가 와도 등원과 하원은 피할 수 없죠.

고민하던 엄마는 곰웅이가 상상력을 발휘하는 요정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걸 떠올렸어요. 그래서 곰웅이를 위해 엄마는 요정들과 구름, 바람이 펼치는 하늘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했습니다.


비가 오던 어느 날, 등원을 앞두고 신발장에 앉아 곰웅이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곰웅아, 하늘에는 해님과 달님 말고도 누가 살고 있을까?”

엄마가 물었어요.

곰웅이는 고민하다가 “북풍 아저씨! 그리고 음... 구름!”이라고 외쳤죠.

엄마는 웃으며 대답했죠.





“맞아! 북풍 아저씨와 구름 아저씨도 있지.
하지만 여름에는 남풍 할머니도 깨어나서 하늘에서 바람을 불어줘.
그리고 파란 요정들도 남풍 할머니와 함께
물방울로 물풍선을 만들며 노는 걸 아주 좋아해.”





곰웅이는 엄마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웠어요.

엄마는 이때다 싶어 하늘의 파티 이야기를 이어갔죠.





“여름이 오면 남풍 할머니는 부드럽고 따뜻한 바람을 후~ 하고 불어주셔.
할머니가 바람을 불면 하늘에는 파란 요정들이 물풍선 파티 준비를 시작해.
하늘 여기저기에서 물방울을 모아 커다란 물풍선을 만드는 거지.

그리고 요정들은 서로 풍선을 던지며 신나게 논대!
물방울이 가득 모인 빵빵한 물풍선이 하늘에서 '빵!' 하고 터지면,
그게 바로 비가 되어 우리에게 떨어지지.
후두두둑! ”






곰웅이는 점점 더 궁금해졌어요. 엄마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죠.





“남풍 할머니는 파란 요정들이 더위를 이길 수 있게
부드러운 바람을 계속 불어주신대.
후~후~

그리고 파란 요정들이 물풍선을 던지고 뛰어다니며 놀다 보면,
장난꾸러기 구름들도 신나서 파티에 참여한다더라고?

너무 신나게 놀다가 구름들이 서로 뭉쳐서 '쾅!' 하고 부딪히면
천둥이 우르릉 쾅쾅!

구름이 너무 세게 부딪혀서 불꽃이 번쩍!
번개가 치기도 하고.”





곰웅이는 조금 놀라며 물었어요.

“그럼, 구름들이 장난치다가 천둥과 번개를 만드는 거야?”

엄마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렇지! 구름들이 요정들처럼 파티에 푹 빠지면
하늘에서 큰 소리가 나고 번개가 번쩍번쩍 나는 거야.

그런데 그게 다 요정들과 남풍 할머니, 구름들이
하늘에서 신나게 놀기 때문인 거야!

정말 신나게 놀고 있는 거지~”





곰웅이는 이제 천둥과 번개가 구름 아저씨들의 장난이라고 생각하니 더는 무섭지 않게 느껴졌어요.

엄마는 이야기를 이어갔죠.





“그리고 남풍 할머니가 파티에 너무 신이 나면,
바람을 후우- 하고 세차게 불어 요정들이 더 신나게 뛰어놀게 해주기도 해.
그래서 바람이 갑자기 세차게 불 때는 남풍 할머니가 파티에 흥이 나셨구나~
하고 생각하면 돼.”




곰웅이는 신기한 듯 고개를 끄덕였어요. 남풍 할머니가 바람을 불고 요정들이 신나게 물풍선을 던지는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자 더 이상 비 오는 날이 두렵지 않게 느껴졌고,
오히려 곰웅이는 하늘에서 벌어지는 신나는 파티가 점점 궁금해졌죠.





그때 엄마는 작은 종이를 꺼내 곰웅이에게 내밀었어요. 종이에는 풍선과 폭죽 그림이 그려져 있었죠.

“곰웅아, 이거 봐! 파란 요정들이 곰웅이를 물풍선 파티에 초대했나 봐!” 엄마가 웃으며 말했어요.

곰웅이는 눈을 반짝이며 신기한 듯 물었어요. “초대장이야?”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어요. “그럼! 요정들이 곰웅이를 파티에 초대한 거야. 우리도 가볼까?”





곰웅이는 여전히 밖에 나가는 게 조금 무서웠지만, 엄마가 준비해 둔 비옷과 초록 장화를 보자 용기가 생겼어요. 비옷과 장화를 입은 곰웅이는 씩씩하게 계단을 내려가 출입문 앞에 섰죠.




엄마는 크게 외쳤어요. “곰웅아, 준비됐지? 요정들의 파티에 갈 준비!”

곰웅이도 자신감 있게 소리쳤어요. “네!!!!”




그렇게 곰웅이는 유모차에 앉아 레인커버 아래에서 자신감 넘치게 요정들의 파티에 참여했답니다.

빗줄기가 거세질 때마다 “요정들이 물풍선 파티를 너무 신나게 하고 있나 봐!”라고 외쳤더니, 오히려 거센 빗줄기를 즐겼어요.










겁 많고 예민했던 곰웅이에게 남풍 할머니와 파란 요정들의 이야기는 비 오는 날을 더는 두려워하지 않게 해 주었어요. 이제 비가 내리는 날은 파란 요정들과 남풍 할머니가 즐거운 물풍선 파티를 열고 있는 날이 되었죠.

그렇게 곰웅이는 비 오는 날이면 요정들이 물풍선 파티를 신나게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장마철을 지냈답니다.





이제 엄마는 다가올 가을과 겨울,

북풍 아저씨가 깨어나는 이야기를 상상하며

곰웅이에게 들려줄 새로운 이야기보따리를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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