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생 미혼 여성. 올해로 마흔여섯이다. 주변에서는 이제야 투자를 시작하냐고, 너무 늦은 거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10년 후에도 똑같은 후회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ETF 투자를 시작하기로.
사실 주식이나 펀드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뉴스에서 테슬라가 오르고 내린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인지 몰랐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물가는 계속 오르고, 월급은 그대로인데 통장 잔고는 늘지 않는 현실을 마주하니,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자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ETF였다. 개별 주식보다 리스크가 분산되어 있고, 초보자도 접근하기 쉽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중에서도 테슬라 기반 ETF에 관심이 갔다.
왜 테슬라였을까? 전기차 시장이 앞으로 계속 성장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거리를 다니다 보면 전기차가 점점 많아지는 게 느껴진다. 환경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고, 각국 정부도 전기차 산업을 밀어주고 있다. 테슬라는 그 중심에 있는 기업이다.
물론 테슬라 주가가 변동성이 크다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개별 주식 대신 테슬라 비중이 높은 ETF를 선택했다. 이렇게 하면 테슬라의 성장에 베팅하면서도, 어느 정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여기서 내가 세운 전략은 이렇다. 테슬라 기반 ETF를 1차적으로 꾸준히 모으고, 거기서 나오는 배당금으로 PLTY(Pliant Therapeutics)를 조금씩 매수하는 것이다.
PLTY는 바이오 제약 회사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름도 낯설었다. 하지만 공부하면서 섬유증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는 회사라는 걸 알게 됐다. 바이오 기업은 리스크가 크지만, 성공하면 수익률이 엄청나다는 것도 배웠다.
왜 배당금으로 PLTY를 사는가? 배당금은 일종의 '공짜 돈'이라고 생각했다. 내 주머니에서 새로 나가는 돈이 아니니,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해볼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다. 만약 PLTY가 실패하더라도, 원금인 테슬라 ETF는 그대로 남아있으니까.
이건 일종의 심리적 안정장치다. 본 투자금은 비교적 안정적인 곳에 두고, 수익금으로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노리는 것. 이렇게 하면 잠을 설칠 일도 줄어들 것 같았다.
포트폴리오를 짜는 과정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엑셀을 켜고 매달 투자할 금액을 계산하고,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고,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방법을 고민했다. 마치 내 인생의 재무 설계도를 그리는 기분이었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건, 투자는 단순히 돈을 버는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어떤 미래를 믿는지, 어떤 산업이 성장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나의 리스크 감수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등, 나 자신을 더 잘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또 하나 배운 건,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면 영원히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가가 떨어질 때를 기다리다가는 평생 기다리기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정했다. 매달 정해진 날짜에 일정 금액을 투자하기로. 적립식 투자, 이른바 달러 코스트 애버리징(Dollar Cost Averaging) 전략이다.
지금 시작한 이 투자가 10년 후, 20년 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 대박이 날 수도 있고, 기대만큼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보다는 나을 거라 믿는다.
누군가는 말한다.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없으면서 뭐하러 돈을 모으냐고. 하지만 나는 안다. 미혼이기에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나이 들어서도 당당하게 살기 위해, 누구에게도 손 벌리지 않고 살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 위해.
마흔여섯에 시작하는 투자.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다. 테슬라 ETF와 PLTY로 구성된 나의 첫 포트폴리오. 이 작은 씨앗이 어떻게 자라날지, 나도 궁금하고 기대된다.
오늘도 나는 증권 앱을 켜고, 조금씩 미래를 모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