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by 피카타임

대여섯 평 남짓한 카페. 초콜릿 판매가 주된 곳인데 커피 맛도 좋다. 원두의 향이 특이하다. 늘처럼 다이어트 중이고, 발의 통증이 재발할까 봐 최대한 자제 중이던 초콜릿이었는데, 오늘은 세 가지를 골라서 커피와 함께 앉았다.
오도독 오도독 초콜릿을 씹으며 가게를 찬찬히 둘러본다. 작은 곳인데도 앉고 보니 둘러볼 소품이 꽤 많다.
다시 또 오도독 오도독. 내가 제일 못하는 일. 제발 한 번만 녹여 먹어보자고, 녹여 먹기를 성공할 때까지 초콜릿을 씹어 먹는다.
깨끗한 가게, 크리스마스 소품들, 다양한 캐럴, 작업실에서 초콜릿을 만드는 분주한 소리. 오밀조밀 행복한 게 가득했던 곳.

그리고 나와서 강을 건넜다. 노을 지는 하늘과 가을의 식생이 아마도 올해 마지막 따뜻함일 것 같은 온도와 어우러져 환상적이다. 게다가 철새가 머무는 강. 그 눈부신 브라운 빛... 브라운..?
앗! 초콜릿을 두고 왔다. 부랴부랴 가방 속을 찾았는데 역시 없다. 마지막 초콜릿을 겨우 딱 한 입 먹고 쇼핑백에 다시 담아 뒀는데 그걸 두고 왔네. 괜히 참았다. 다 먹어 치울걸.
그때부터 이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머릿속은 계속해서 초콜릿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자연의 풍경을 그토록 좋아하며 살았는데 초콜릿이 그것 위였구나. 초콜릿을 다시 보게 된 날인지, 나를 다시 보게 된 날인지. 그동안 몰랐던 사실이다.
영업 종료가 3분 남은 가게에 전화를 했다. 목요일에 찾으러 가겠다고. 보관의 보답으로 얼마큼의 초콜릿을 더 사 오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겨울맞이 다이어트 시작일이 늦춰질 거란 건 분명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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