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의 뜨는 해는 온 세상의 주인공이었다. 찬란함으로 무장한 해는 모든 이들의 염원을 흡수하며 제발 무탈히 떠오르길 기도하는 사람들 위에 군림하듯 천천히, 그러면서도 순식간에 세상 가장 높은 자리에 솟아올랐다.
이후 그토록 거대한 열광은 잔열도 없이 금세 사라졌다.
뜨는 해를 기다려 밤을 지새운 이들이 제각기 쉴 곳으로 돌아갔다. 또 다른 시작이 버거운 이들은 적나라한 해의 빛을 외면해 버렸다. 한겨울 속 공휴일은 해의 온기를 찾는 대신 실내로 사람들을 붙잡아뒀다.
5시 22분. 일몰이 왔다. 이 또한 '첫'것인데, 1월 1일에 지는 해는 유독 쓸쓸하다. 마중은 거창하고 배웅은 하나 없이 홀로 떠나고 있는 모습을 나 역시 방관하듯 바라본다.
작은 카페를 찾아 플랫 화이트를 주문했더니 멀건한 라떼가 한 컵 가득 나온다. 늦었지만 1월 2일의 당혹스러움이 날 덮쳐오기 전에 새해 계획이랄까 다짐이랄까….
예를 다하고자 전자기기 대신 노트와 수첩을 펼쳤다.
Be the sexiest.
굵고 진한 글씨로 눌러 담았다. 쓰고 나니 다른 건 더 필요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