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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a kim Jun 17. 2020

에어비앤비 CEO가 전하는 중대발표

그리고 그 안에서 전달되는 진심

에어비앤비 CEO가 전하는 중대발표

- 그리고 그 안에서 전달되는 진심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다. 학생도, 직장인도, 자영업자도, 프리랜서도, 공무원도, 의료인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기약 없는 바이러스의 행포에 추경을 통한 재난지원금을 풀 수밖에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회사들이 휴업 또는 폐업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여행 및 관광산업은 말할 것도 없다. 하늘과 바다의 길이 막혔다. 스타트업계의 유니콘 신화인 에어비앤비도 전례 없는 위기에 맞닥뜨렸다.


필자는 부모님과 함께 에어비앤비를 운영하고 있는 호스트이다. 코로나 이전의 시대에 살 때는 해외 각 국에서 오는 게스트들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편안한 쉼터와 현지인의 알찬 정보를 제공하여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물론 에티켓을 지키지 못하는 게스트를 만났을 때도 있었지만, 만점에 가까운 평균 리뷰 평점을 유지하며 그들이 남겨준 따뜻한 감사의 인사가 더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이것이 에어비앤비 호스트 라이프라며 주변에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다 2월부터 점점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기 시작하자 기존에 예약했던 게스트들이 줄줄이 취소를 요청했고, 우리는 임박한 예약 취소는 기존에 안내된 환불 절차에 따라 일부 금액만 환불해줘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내가 게스트라면 어떤 마음일까 싶어 부모님을 설득한 후 모두 전액을 환불해줬다. 당연히 이후 새 예약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현재 국내는 에어비앤비 운영 시, 외국인 게스트만 받는 것이 합법이기에(한국에서 한옥이 아닌 일반 에어비앤비에 내국인을 게스트로 받을 시 불법이다. 안타깝고 다소 이해는 안 되지만. 스타트업 발목 잡는 이 놈의 규제!) 줄줄이 이어지는 신천지, 대구경북 사태와 무관하게 그 어떤 게스트들도 받지 못하였다. 이전에는 공실률이 0.5%에 가까웠는데 그 작은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공실률이 100%가 된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나도 죽겠지만 이러다간 에어비앤비도 망하겠구나 싶을 때, 에어비앤비 호스트들에게 CEO가 전체 메시지를 보내왔다. 



에어비앤비 자료센터 읽을거리 가이드
에어비앤비 자료센터 호스트 메인 화면

에어비앤비 홈페이지에는 에어비앤비 자료센터라는 메뉴가 따로 있다. 호스트 또는 게스트에게 도움되는 내용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데, 단순히 에어비앤비 이용 가이드가 아닌 '게스트 맞이와 따뜻한 호스팅' 등과 같이 매거진을 읽는 듯한 콘텐츠들이 글 또는 동영상으로  올라와있다. 각 아티클을 다 보는데 걸리는 예상 소요 시간도 예를 들어 '5분 분량'처럼 명시되어 있고, 전문을 보면 우측에 하이라이트로 전체 내용의 3줄 요약도 보여준다. 그곳에 지난 2월 즈음부터 코로나19 관련 페이지가 추가로 개설되었다.



에어비앤비 자료센터에 있는 CEO 브라이언 체스키가 전하는 말

호스트들에게 보내는 전체 메시지를 포함하여 에어비앤비 자료센터에는 에어비앤비 CEO 브라이언 체스키를 포함한 공동창업자 3인의 글 또는 영상을 통해 지속적인 터치가 있었다. globally 하게는 그러하고, 에어비앤비 코리아에서도 zoom을 이용한 온라인 미팅을 통해 호스트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도 만들어 상황을 나누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려고 노력했다. 하늘과 바다가 막힌 상황에서 제일 막막한 건 회사의 매출과 존폐 여부일 텐데도 호스트를 챙기려는 마음은 확실히 전달되고 있었고, 그러던 중 5월 5일 CEO의 중대 발표가 있었다. 



에어비앤비 CEO가 전하는 중대 발표

큰 카테고리는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내부 인력감축 소식을 전하는 내용이었으나, 실제로 전달되는 내용은 조금 달랐다. "이번 주는 에어비앤비 임직원을 보살피는 데 집중하고자 합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글을 다 읽고 나니 눈물이 났다. 그들의 진심이 전달되어서. 다음은 전문을 읽어볼 수 있는 링크와 함께 특히 내 마음을 울렸던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남긴 것이다. 



https://www.airbnb.co.kr/resources/hosting-homes/a/may-5-an-important-update-from-airbnb-188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인력 감축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소속감을 사명으로 하는 기업이기에, 가족과 같은 분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현재 상황이 너무나 괴롭습니다. 물론, 이번에 에어비앤비를 떠나게 된 당사자들은 훨씬 더 힘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어려운 결정은 내리게 된 배경, 퇴사자들을 위한 에어비앤비의 지원 및 후속 조치에 대해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중략)


<인력 감축 기준>

인력 감축에 있어 지금까지 추구해온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명확한 원칙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웠습니다.

- 모든 인력 감축은 에어비앤비의 향후 비즈니스 전략과 필요 역량을 기준으로 계획한다.

- 감축 대상자를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한다.

- 다양성 존중이라는 에어비앤비의 신념을 고수한다.

- 감축 대상자와는 반드시 단독 면담을 통해 절차를 진행한다.

- 완전하지 않은 정보가 먼저 공개되면 불필요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모든 세부사항이 결정된 후 확정된 내용을 직원들과 공유한다.


퇴사하는 임직원을 끝까지 보살피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기 위해 퇴직금, 주식, 의료보험, 취업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중략)


<의료보험>

전 세계적인 보건 위기가 얼마나 지속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퇴사자 여러분의 의료비 부담을 최대한 덜어드리고자 합니다. 미국에서는 통합예상총괄조정법(COBRA)에 따라 에어비앤비에서 12개월 동안 의료보험 비용을 부담하며, 이외 모든 국가에서는 2020년 말까지 의료보험 비용을 부담할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콘테라(KonTerra)를 통해 4개월 동안 정신과 상담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취업 지원>

퇴사하는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다음 5가지 방법으로 취업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 퇴사자 인재 디렉토리: 퇴사하는 임직원이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공개 웹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입니다. 퇴사 대상인 임직원이 원하는 경우, 구인 기업이 조회할 수 있도록 프로필, 이력서 및 업무 포트폴리오가 이곳에 게시됩니다.

- 퇴사자 취업 지원팀: 올해의 남은 기간 동안 에어비앤비에 잔류하는 채용 담당자 중 상당수는 퇴사자 취업 지원팀으로 배정되어, 퇴사하는 임직원이 다른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 라이즈 스마트(RiseSmart): 에어비앤비는 경력 전환 및 취업 알선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라이즈 스마트사를 통해 4개월 동안 커리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현 임직원을 통한 퇴사자 재취업 지원: 퇴사자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에어비앤비를 떠나는 동료가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모든 임직원에게 권장하고 있습니다.

- 노트북 컴퓨터: 구직을 위해서는 컴퓨터가 필수이므로, 회사에서 지급한 노트북은 반납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중략)


미국과 캐나다 내 감축 대상자의 최종 근무일은 2020년 5월 11일입니다. 최종 근무일을 이날로 정한 이유는, 남아있는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퇴사 후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입니다.(중략)


위기를 겪으며 명확하게 깨달은 또 다른 점은, 여러분에 대한 깊은 애정입니다. 에어비앤비의 사명은 단순히 여행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처음 에어비앤비를 설립했을 때 내세웠던 슬로건은 '사람답게 즐기는 여행'이었습니다. 그동안 에어비앤비를 운영하면서도 항상 여행보다 인간적인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에어비앤비의 사명은 소속감이고, 그 중심에는 사랑이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와 계속 함께하게 된 임직원 여러분께,

에어비앤비를 떠나는 동료를 기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까지의 기여가 헛되지 않았음을, 그리고 언제나 에어비앤비의 일부로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에어비앤비의 사명이 영원한 것처럼, 퇴사자들이 지금까지 달성한 성과를 계속 이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에어비앤비를 떠나게 된 임직원 여러분께,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결코 여러분이 잘못해서 퇴사 결정이 내려진 것이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에어비앤비의 현재를 만든 여러분의 뛰어난 역량과 재능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환영받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동안 에어비앤비를 위해 귀중한 역량과 재능을 아낌없이 보여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브라이언 체스키 드림


주주들의 마음을 붙잡고, 게스트와 호스트와 같은 외부고객뿐 아니라 스텝인 내부고객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그럴싸한 말로 포장한 PR 목적의 글을 발행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추상적이거나 이상적이지 않았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처를 하였고, 그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과 후속조치에 대해서도 충분히 객관적이고 자세히 전달하였다. 무엇보다 인력감축으로 인해 CEO 본인을 포함하여 모두가 겪게 될 우울감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마주했다. 호스트이지만 때로는 게스트로서도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를 경험한 나는 위와 같은 운영진의 경영철학에 깊이 감동을 받았다. 다시 읽어도 찡하게 전달되는 그 진심에 내가 다 감사하고 소중하다. 그들은 에어비앤비 비즈니스가 언젠가 완전히 회복하리라는 사실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말했고, 나는 그들과 같은 마음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해당하는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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