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너의 얼굴이 아직도 기억나.
눈을 울고 있는데 입은 얕은 미소를 띠며
"우리가 성숙하고 완벽한 시간에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라고 묻던 너의 마지막 질문에 나는 말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서 너의 얼굴만 바라봤지.
사실 대답은 내 마음속에서 울리고 있었어.
완벽하지 않은 우리라서, 미성숙했던 서로라서, 그때의 너와 나라서
비로소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그 모든 눈부셨던 순간들을
조금은 아프게, 그러나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을 거라고.
우리가 완벽했더라면,
아마 이렇게 오래 기억되진 않았을 거야.
부족했던 우리라서
더 오래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
그러니 부디 웃으며 잘 지내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