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었다.
교사들을 위한 MDM 솔루션(학생단말기를 통제 시스템)을 기획한 것도,
교사나 학부모를 위한 제품을 맡게 된 것도 말이다.
기획의 시작은 사용자에 대한 이해가 가장 먼저라고했다.
내가 가장 먼저 할 수 있었던 건
이미 시장에 먼저 나와 있는 기존 유사 제품을 상세히 뜯어보는 것,
공식 홈페이지 자료는 물론이고, 선생님들이 남긴 블로그 후기, 교사 커뮤니티의 사용 경험, 심지어 유튜브 시연 영상까지 찾아보며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끌어모았다.
그러다 문득, 기능이 아닌 리듬의 불편함이 보이기 시작했다.
- 단말기 통제 기능은 거의 다 있는데 왜 이렇게 여러 단계를 거치게 할까?
- 교사들은 학생들 단말기가 삼성인지 애플인지 어떤 OS를 사용하든 관심 없다.
- 바쁘고 급할 수록 오히려 더 헤매게 된다.
그치, 선생님들은 바쁘다.
수업과 행정, 돌봄과 전화, 상담 사이에서 몇 초 안에 판단하고 조치해야 한다.
그런데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야 할 MDM 설정을 위해 영상 강의와 매뉴얼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건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미친짓이었다.
그래서 생각해 봄.
정보보다 리듬을 먼저 설계해야 한다!
AI나 챗봇을 넣기 어려운 상황이라 아쉽다. 그럼에도 교사가 처음 접속 했을때, 화면이 먼저 다가개 주면 좋겠다.
그래서 이번 대시보드의 UI는 기능 중심이 아닌 ‘사용 빈도’, ‘긴급도’, 그리고 ‘하루의 맥락’에 따라 나눴다.
상단: 학생 수, 단말기 수, 분실 기기 등 기본 현황
우측: 공지사항 및 현재 정책 목록
중단: 메시지 발송, 분실 처리 등 즉시 조치 가능한 바로가기 카드
하단: 인증률, 자료 다운로드 통계 등 비교/관리용 지표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정보의 내용이 아니라 배치의 리듬이다. 내가 선생님이라면,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까? 그 흐름을 상상하며, 순서와 크기, 강조를 조율했다.
그리고 사용자가 정보의 우선순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위젯처럼 뺄 수도 있는 벤토 스타일(Bento Grid) UI로 구성했다.
나는 기능을 단순히 추가하는 사람이 아닌 사용자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기획자이고 싶다.
기획은 정보 배열이 아닌 행동을 이끄는 구조 설계다. 같은 데이터를 보여줘도 누가 먼저 어떻게 마주하느냐에 따라 그 서비스는 ‘편하다’ vs '불편하다’로 갈린다.
이번 MDM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나는 사용자에게 이렇게 묻고 싶었다.
'선생님, 지금 쓰고 계신 MDM에서 가장 불편한 건 무엇인가요?'
'결국 가장 먼저 하고 싶은게 무엇이에요?'
그 질문이 기획의 시작이었고 거의 전부였다. 무엇을 보여줄지보다 중요한 건 언제, 어떻게 보여줄지이다.
결국 사람은 그 흐름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