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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두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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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빛윤 Nov 30. 2023

시엄마도 아닌데..

매주 화요일 재능기부를 한다.

친한 언니의 인생 레벨업을 위해, 언니의 시작을 응원하기 위해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사실은 도움은 핑계이고, 나의 미천한 재능으로 이렇게라도 도움을 주면서 자존감을 높이고 싶기도 했다.


오후가 바쁜 나를 위해 오전 일찍 만나서 함께 공부한다.

내가 배웠던 지식을 나누어 주고, 나의 생각을 전해준다.

매주 만나도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나의 뻔뻔한 재능기부를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준 친구와 함께하니 매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델렐렐렐렐레~

엄마다.

함께 살고 있지만, 요즘은 친정아버지의 회사 숙소에 계시는 엄마의 전화다.


“어~ 그래!!! 내가 코스트 코 가려는데 뭐 필요한 거 없나?”

“음… 아니! 없는 것 같은데. 지금은 안 사도 될 것 같다~.”

“어~~ 알았다~ 근데 아침부터 밖이가? ”

“어! 아는 언니랑 만났지.”

“그래~~~ 알았어~~~”


누군가와 만나고 있을 때 엄마의 전화는 그렇게 반갑지 않다.


아이들 하교 시간이 되어 언니와 헤어졌다.

전날 미리 장을 봐둔 재료로 저녁준비를 부랴부랴 한 뒤 모두 편히 먹을 수 있도록 식탁에 차려둔다.


간헐적 단식으로 다이어트 중인 나는 요즘 흠뻑 빠져있는 요가를 하러 요가원으로 향했다.

여기를 향하는 그 순간만큼은, 요가를 수행하는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나의 신체, 수행능력에만 집중하며,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져서

아주 행복한 순간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부재중 통화다. 요가원에 있는 동안 전화를 했었나 보다.

“엄마. 전화했었네~”

“어~! 하루종일 밖인가 보네. 어디를 그렇게 다니노? 아까 낮에도 애들이 엄마 아직 없다고 하던데. “

“아. 지금 요가원 다녀오는 길이다~”

“그래가꼬~ 저녁에 수육을 배달시켰나? “

“어? 아니, 수육 만들어서 먹을 수 있게 차려두고 나왔는데?”

“아..맞나. 알았다!”


응?

방금 전까지 행복의 순간을 만끽했던 내 기분이 거울 깨지듯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다.


하루종일 밖에 있으면 뭐 어때.

배달시켜 먹으면 뭐 어때.


차라리 배달 음식 먹을걸..

이렇게 애쓰지 말걸..


시엄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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