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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원 Sep 12. 2020

내 상태를 알아차리게 해주는 음식은 무엇인가?

1.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

이치코는 수유나무 잼을 보며 말한다.


“지금 내 마음의 색깔인가?”

_이치코 <리틀 포레스트:여름과 가을>


Q. 내 상태를 알아차리게 해주는 음식은 무엇인가?

나의 어떤 상태를 알아차리게 하나?



A. 

나는 마음이 허기지면 된장찌개가 생각난다. 아무리 비싸고 맛있는 음식으로 퉁치려 해도 안 된다. 다행인 것은 된장찌개를 먹으면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는 거. 엄마가 끓여주시는 깊고 구수한 그 된장찌개가 진짜 제대로지만 내가 직접 끓여도 효과는 있으니, 조금 든든하다. 


매운 음식이 자꾸만 생각나면 내가 스트레스 상황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짬뽕 국물이 그렇게 생각난다. 나는 아빠를 닮아서 매운 것을 잘 못 먹는다. 정확히는, 좋아하지만 남들보다 더 예민한 혀 덕분에 조금만 매워도 헥헥거리느라 물 반 공기 반으로 배를 채우게 된다. 그럼에도 자꾸 매운 빨간 국물이 떠오른다면, 모르고 있다가도 ‘아, 내가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린다. 알아차려야 한다.


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하나하나 짚으면 원인이 나온다.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을 때가 많다. 원하는 결과를 위해 싫지만 참고 있는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들여다볼 용기가 필요하다. 스트레스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을 결정하고 포기해야 하니까. 그 불편한 상황을 최대한 미루려는 마음이다. 꾸역꾸역 참고 있으면 몸이 신호를 준다. 너 지금 스트레스받고 있다고. 신호의 강도를 조금씩 높이면서 알려준다. 나에게 그 신호의 처음은 음식이다. 귀여운 방식으로 알려준다. 이때 감지하고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신상에 좋다. 코 앞에 떨어진 불만 끄려다 집을 몽땅 태우고서야 정신을 차리면 곤란하다. 


매일 먹는 음식을 간단하게 기록하면 내 몸의 상태를 알게 된다. 

오늘 아침 나는 참치 김밥을 먹었다. 다행이다.



<하루 10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으로 글쓰기> 프로젝트를 100일 동안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루 10분 짧은 시간에 떠오른 생각을 인스타그램에 매일 정리합니다. 그 글들을 씨앗 삼아 브런치에서 하나씩 심어 보기로 했습니다. 나도 몰랐던 나를 알게 되는 과정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반 정도 여정을 지나왔고 이제 반 남았습니다. 합류를 원하는 분을 위해 링크를 첨부합니다. 


https://blog.naver.com/dove7522/2220354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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