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지원 Sep 12. 2020

나는 어떤 사람을 존경하나?

2.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

천박한 인간이 하는

멍청한 말 듣는 데 질렸어.

난 말이야,

남이 자길 죽이는 걸 알면서도

내버려 두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진 않았어.

여기를 나가서 처음으로

코모리 사람들을 존경하게 되었어.

우리 부모님도 그렇고.

참말을 할 수 있는 삶을 사셨구나 하고.


_ 유우타 <리틀 포레스트:여름과 가을>


Q. 나는 어떤 사람을 존경하나?




A. 

예전에는 어떤 사람을 먼저 존경한 후에 좋은 성품을 찾았었다. 좋은 마음이 먼저 생기고 나서 왜 좋아하는지 생각해 보는 순서였다. 지금은 부분을 유심히 본다. 사람은 정말 무한대로 입체적이라서 전체 모습을 모두 수용하는 것은 버겁다. 지금의 내 그릇으로는. 


한 사람의 다양한 부분 중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맞닿는 면을 본다. 한 사람 안에 내가 경계하는 모습과 존경하는 모습이 모두 들어있다. 그래서 꼭 집어, '누구를 존경합니다'라고 말하지 못한다. 이제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의 등장인물 유우타처럼 세상에서 찔리고 부딪히면 나의 어떤 면이 세상의 무엇과 맞는지 맞지 않는지 알게 된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결핍되고 훼손되는 경험을 통해 내가 추구하는 방향의 주파수를 맞춰간다. 말 그대로 아픈 만큼 성숙한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당연한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시간에 누군가의 정성과 시간이 담겨 유지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어른이 되나 보다. 


나는 이런 성품을 존경한다.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열린 마음으로 포용하나 주관이 있고

원칙을 지키나 사랑이 있으며

냉철하나 따뜻하며

박학다식하나 겸손한.

그리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마음과 생각과 행동을 조심히 하는.

상대방을 존재로 바라보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함께 있으면 안전하고 온전히 안심이 되는.


내가 존경하는 성품이다. 


내가 매일 자기 검열로 채찍질하는 항목들이다.

늘 부끄럽고 작아지지만 마음속 이 가이드라인 덕분에 나는 조금씩 사람다워져 간다. 


<하루 10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으로 글쓰기> 프로젝트를 100일 동안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루 10분 짧은 시간에 떠오른 생각을 인스타그램에 매일 정리합니다. 그 글들을 씨앗 삼아 브런치에서 하나씩 심어 보기로 했습니다. 나도 몰랐던 나를 알게 되는 과정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반 정도 여정을 지나왔고 이제 반 남았습니다. 합류를 원하는 분을 위해 링크를 첨부합니다. 


https://blog.naver.com/dove7522/222035450622


매거진의 이전글 내 상태를 알아차리게 해주는 음식은 무엇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