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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원 Sep 12. 2020

내가 토마토 라면 나에게 습기는 무엇인가?

3. 리틀 포레스트 : 여름과 가을

토마토는 생명력이 정말 강해서

먹다 버린 열매에서도 싹이 자라고 금세 정글처럼 변하지만

습기에는 너무나 약해서 비가 많이 오면 시들어서 말라죽어  버린다.


_ 이치코 <리틀 포레스트:여름과 가을>


Q. 내가 토마토 라면 나에게 습기는 무엇인가?



A.

나는 내가 스스로 의미 있다고 느끼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의뭉스럽지 않은, 속과 겉이 일치하려고 노력하는 담백한 사람과 함께일 때 숨이 잘 쉬어지는 사람이다.


내가 정말 생명력이 정말 강하고, 땅에 버리고 발로 밟아 버린 열매에서도 싹을 틔우고 쑥쑥 자라는 토마토일까 싶지만, 그래도 토마토라고 친다면, 나에게 치명적 약점인 습기는...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만 해야 하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쏟아지는 환경을 힘들어한다. 그리고 겉과 속이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도 힘들다. 만약 내가 이 두 가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나는 아마 장마철 노지 토마토처럼 시들어 말라버릴지도 모른다.


나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과 한 조직 혹은 공간에 있는 것을 힘들어한다. 더 정확히는 악의를 가진 사람과 함께 있으면 시들시들해진다. 겉으로 웃고 속은 검은 사람은 나에게 독이다. 한 사람을 의도적으로 고립시키려고 정치질 하는 환경에 노출되면 나는 마음이 병들기 시작한다. 특히나 가까운 곳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더더욱.


나는 다행히 한 곳에만 뿌리내려야 하는 토마토가 아니므로 뿌리를 거둬들여 자리를 옮긴다. 습기와 싸우고 물리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미 습기로 인해 곰팡이가 핀 곳을 떠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나와 상극일 뿐 습기가 필요한 식물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악의가 나만을 향해 있다면 내가 떠나면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불필요한 곳에 내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다. 내가 원하는 곳에 나의 에너지를 최대한으로 사용하고 싶다. 에너지는 곧 나의 생명이기에. 나는 나로 인해 누군가가 불행해지는 것도 싫다. 그러므로 나는 나에게 최적의 환경을 내 손으로 찾아서 정착한다.


나는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강렬한 태양이 있는 곳에 힘껏 뿌리내리겠다.

영양분 가득한 빨간 토마토를 맺는 건강한 토마토 나무가 될 테다. 


<하루 10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으로 글쓰기> 프로젝트를 100일 동안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루 10분 짧은 시간에 떠오른 생각을 인스타그램에 매일 정리합니다. 그 글들을 씨앗 삼아 브런치에서 하나씩 심어 보기로 했습니다. 나도 몰랐던 나를 알게 되는 과정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반 정도 여정을 지나왔고 이제 반 남았습니다. 합류를 원하는 분을 위해 링크를 첨부합니다.


https://blog.naver.com/dove7522/2220354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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