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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기홍 Jul 18. 2017

개인 카페도 프랜차이즈를 거뜬히 이길 수 있다.

개인 카페도 프랜차이즈를 거뜬히 이길 수 있다


카페의 문을 연 지 얼마나 됐다고 인근에 프랜차이즈 카페가 떡 하니 들어서는 것을 보면 한숨부터 나올 거야. 어디 자신감이 없어서일까. 프랜차이즈의 무시무시한 위력에 절로 기가 꺾이는 거지. 어지간한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는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나가떨어지는 게 요즘의 현상이니까 말이야. 번드르르한 인테리어와 전폭적인 마케팅 등 프랜차이즈의 기세에 누군들 기를 펴겠어. 

 얼마 전 강남에서 테이크 아웃을 주로 하는 A카페가 잘 나간다는 소문을 들었어. 서울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강남역 근처에서 수많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와 경쟁을 하고 있는 카페라는 소식에 소문을 확인도 해 볼 겸 얼마나 장사가 잘되는지 궁금해서 슬쩍 들러봤지. 그때 시간이 11시 즈음이었나, 손님은 그리 많지 않았어. 소문이 조금 부풀려진 것 같았지. '그럼 그렇지, 소문뿐이었군'하고 반신반의하고 있는데 순식간에 매장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어. 마침 점심시간이 된 거야. 이건 사람들이 몰려드는 정도가 아니라, 한 빌딩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모두 모아놓은 것 같았어.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얼마나 질투가 나던지. 부럽다 못해 소름이 끼칠 정도였어. 심지어 바로 옆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가 있었는데, 얼마 못 가 문을 닫고 말았지.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이웃한 대형 프랜차이즈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일까? A카페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프랜차이즈를 이긴 A카페의 경쟁력
 

그 해답은 아주 간단해. A카페는 프랜차이즈는 가질 수 없는 장점을 집중적으로 내세웠어. 그래, 누구나 다 아는 사실에 한숨이 나오겠지.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구나 다 알지만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야. 그래서 이렇게 책을 붙들고 있는 거잖아. 알고만 있으면 뭐 해. 제대로 할 줄 알아야지. 

자, 질문을 해볼게. 그대의 카페가 가진 장점은 뭐야? 손님들이 그 장점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그 장점이 손님들의 발길을 이끌기는 하는 거야? 이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고 있다면 그대의 카페는 잘되고 있을 거야. 물론 이 책을 읽을 이유도 없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의 카페에 어떤 장점이 있는지, 어떻게 해야 손님들의 마음을 얻을지 잘 모르겠다면? 

그래, 그 답답한 마음 잘 알아. 취미로 하는 일도 아니고, 생계가 달린 일인데 얼마나 조바심이 나겠어. 이제 슬슬 그 비법을 그대에게 털어놓을 테니, 희망을 가져보자고. 그대도 잘할 수 있어. 



가게 주변의 소비성향을 파악하라. 


그렇다면 프랜차이즈를 이긴 A카페의 장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맛, 가격, 스피드!'야. 오피스 상권에 자리하다 보니 주요 손님인 샐러리맨들의 성향을 파악한 거야.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은 하루에도 몇 잔이고 커피를 마시지. 이런 성향에 맞춰 A카페는 첫째로 '부담 없는 가격!'을 내세웠고, 둘째로 맛집이라고 하면 좁은 골목을 누비는 한이 있더라도 기어코 찾아가 그 맛을 확인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가격 대비 최고의 맛'을 홍보했어. 셋째는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을 위해 '모든 메뉴는 3분 안에' 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했어. 

 그중에서도 A카페 사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시간이라고 해. 직장인들은 주문해서 음료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카페는 다시는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어. 최대한 빨리 만들어 음료를 제공해야 손님들이 또 찾는다는 거지. 직장인들이 많은 곳에 위치한 카페라면 이 점을 꼭 유념하길 바라. 

 난 A카페 직원들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자세히 살펴봤어. 바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자신이 맡은 보직에 따라 마치 기계가 움직이듯이 일을 하고 있었어. 예를 들어 카페에서 제일 잘 팔리는 생과일주스를 만드는 것을 보면, 한 명을 과일을 깎아 테이크아웃 컵에 담는 일만 하고, 다른 한 명은 블렌더를 돌리는 일만, 또 다른 한 명은 블렌더를 설거지하는 일만 하더군. 실제로 초시계를 이용해 시간을 재어 보니 주문당 3분이 채 걸리지 않았지. 

 직원들의 움직임이 이렇다 보니 손님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도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었어. 주문해놓고 동료와 한 두 마디 나누다 보면 어느새 주문한 음료가 나와 있는 걸.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직접 청과물 시장에서 구입해 온 싱싱한 과일로 만든 최고의 맛, 게다가 오래 기다릴 필요 없이 손님이 원하는 음료를 신속하게 만드는 LTE급 속도, 이것이 A카페가 프랜차이즈를 이긴 최고의 장점이야. 

 또 다른 카페 이야기를 해 볼게. B카페는 로스터리 카페로서 커피의 맛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경우야. 프랜차이즈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최상급 원두로 만든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고, 핸드 드립을 통해 20가지 이상의 원두를 제공하는 커피 중심의 카페야. 

 B카페 주변에도 큐모가 큰 프랜차이즈가 있어서 처음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어. 그런데 지금은 손님들이 빈자리를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프랜차이즈 카페로 발길을 돌리는 진귀한 풍경이 벌어지곤 하지. B카페가 가진 건 오로지 커피로 승부하겠다는 마음가짐뿐이었어. 중소 규모의 카페로 프랜차이즈와의 경쟁은 무리였기 때문이지. 

 그래서 B카페의 사장은 로스팅의 차별화된 맛으로 승부수를 두기로 했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공이야! 덕분에 지금은 많은 손님들이 규격화된 맛에 적당히 만족해야 하는 프랜차이즈보다는 독특한 풍미로 입맛을 사로잡는 다양한 커피를 제공하는 B카페를 더욱 선호하게 됐다는 말씀. 

 신사동의 C카페는 이와는 반대의 경우야. C카페는 규모나 시설 면에서 프랜차이즈 못지않은 모던한 스타일이야. 유심히 보지 않고 지나친다면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프랜차이즈로 여길 정도로 인테리어와 시설이 훌륭하지. 그런데도 C카페는 매달 운영비조차 감당하기 힘들어.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처럼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인테리어와 시설을 멋지게 갖췄다면 매출의 기본은 할 텐데, '이건 무슨 소리야?'하고 궁금하지?


프랜차이즈 vs 개인 카페의 차이


 이봐, 뭔가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군! 프랜차이즈 카페는 체계적인 시스템과 원활한 물류, 자본이 뒷받침된 마케팅, 늘 새로운 메뉴 등으로 고객의 관심을 사고 있다고. 그래서 개인 카페들이 그들과 경쟁하려 하지 않는 거야. 그들을 이기기 위해선 A카페처럼 그곳만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하는데, 프랜차이즈를 따라 하기만 해서는 안 돼! 전력질주를 해도 따라잡을까 말까 한데, 상대의 뒤통수만 보면서 어떻게 따라잡을 생각을 해? 욕심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지 않아? 

 입장 바꿔놓고 그대가 손님이라고 생각해봐. 같은 값이면 할인 혜택이 있고 메뉴도 다양하고 시설이 편리한 곳에 가지, 누가 그렇고 그런 개인 카페의 문을 열려고 하겠어. 그곳에 가면 기분이 좋아진다든가,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훌륭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든가, 궁색한 주머니 사정에도 부담이 없다든가 하는 만족감을 얻지 못하는데, 누가 별 볼 일 없는 그대의 카페 문을 열겠냐고. 

 이제 무엇을 걱정해야 하는지 알겠어? 그대의 카페가 손님들에게 어떤 만족감을 주는지, 큰길 건너에 있는 프랜차이즈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그대의 카페에는 있는지, 만일 그대가 손님이라면 무엇을 찾기 위해 그대의 카페를 찾을지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해. 

 지금은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기분이겠지만, 분명 답은 있어. 그렇지 않다면 수많은 프랜차이즈 카페 틈새에서 나 홀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A카페 같은 곳은 절대 있을 수 없을 테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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