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운영하는 기준을 보면 사장들의 성향이 보여. 오로지 커피의 맛에만 중점을 두는가 하면, 구색 맞추는 데만 여념이 없기도 하고, 시즌마다 사이드 메뉴를 개발하는 데 주력을 하기도 해. 저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 그것은 누구나 '수익'에 고민하고 신경을 쓴다는 거야.
카페 유니온에서 사이드 메뉴에 대한 세미나를 한 적이 있어. 저마다 레시피와 공급처, 제조원가 등을 공유하고 함께 메뉴를 시연하는 자리였지. 그 날 서로 정보를 나누다 보니 카페 사장들은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보탬이 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정신이 없었어. 그러던 중 누군가가 물었지.
"그것은 마진율이 얼마나 돼요?"
모두들 귀를 쫑긋 세웠어.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사자처럼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지.
그래,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관심을 보일 수밖에. 돈을 벌고자 하면서 매출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 어찌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있겠어.
카페 음료의 마진율 계산은 그리 어렵지 않아.
1 - (제조원가/판매금액) = 마진율
자, 1킬로그램의 원두를 3만 원에 구입하는 매장의 아메리카노 마진율을 예를 들어 보자고. 물이나 기타 비용을 계산하면 머리만 아프니깐 단순히 에스프레소 한 샷을 추출하는 심플한 원가만 계산해볼게. 대략적으로 한 샷에 원두 10그램을 사용하며 소비자에게 3천 원에 판매하는 매장에서 위의 공식을 적용해 보면 1-{(30,000원/1,000g x 10g)/3,000원}=90%라는 마진율이 나와.
음료에 대한 마진율은 일반적으로 70% 이상이야. 그래서 다들 물장사를 해야 이윤이 남는다고 하는 거야.
흔히 제조원가를 낮추고 가격을 올려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알고 있을 거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지. 그래서 저마다 어떻게 하면 비용을 줄일까를 고민하게 돼.
이렇듯 누구나 고민하는 마진율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주위는 웅성거림으로 가득했지. 다들 제조원가와 판매 가격을 계산했고, 어떤 이는 판매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하고, 누구는 그렇게 하면 자기네 상권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라고 하고, 마진율은 둘째치고 사이드 메뉴를 도입했다가 자칫 유통기한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고 버리는 분량 때문에 손실이 생길 것 같아 엄두를 못 내겠다는 이들도 있었어. 또 누군가가 마진율이 50%뿐인 메뉴도 있다고 지적하자 돈이 안 된다면 실망하는 이들도 있었어. 어떤 사람은 아무리 전체 매출액이 높아진다 해도 마진율이 70% 이하인 메뉴는 절대 도입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어.
여기에는 또 다른 함정이 있는데 그걸 아나? 사실 그날 모인 사장들은 숫자의 오류에 빠지고 만 거야. 각 메뉴의 마진율만 계산한 거지.
마진율이 높은 메뉴는 얼마든지 있다
표면적으로 마진율이 70% 이상인 메뉴와 50% 이하인 메뉴는 그 차이가 매우 커 보여. 그러나 그들의 계산에 마진액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어.
간단히 말해 마진액은 판매액에서 제조원가를 뺀 금액이야. 8천 원짜리 와플의 제조원가가 4천 원이라 할 경우, 마진액은 4천 원이지. 이 와플의 마진율은 50%에 불과하지만, 한 개 팔아서 4천 원의 이익을 얻는다는 거야. 한편 아메리카노 한 잔에 3천 원인 경우 제조원가가 3백 원이라고 하면, 마진율은 무려 90%나 되지. 그러나 마진액은 2천7백 원이야. 결정적으로 마진율이 90%나 되는 아메리카노를 한 잔 파는 것보다 와플을 파는 게 더 이득이라는 거야.
이제 감이 잡혀? 똑같이 하나를 팔더라도 1천3백 원을 더 벌 수 있는 메뉴를 파는 게 이득이잖아. 그대도 제조원가는 많이 들더라도 전반적으로 매출액 비중이 높은 것을 선택하고 싶을 거야. 안 그래?
단순히 마진율이 높은 것은 매출에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아. 음료 한 잔을 만들 때도 그에 대한 제조원가를 정확하게 계산해서 실제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해. 그러므로 그대의 카페가 내놓는 모든 메뉴의 마진율과 마진액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어. 그런 다음 각 메뉴의 새로운 조합을 통해 손님들에게 합리적으로 보이는, 그러면서도 그대의 카페 입장에서 마진액이 높은 메뉴를 더 자주 선보일 방법을 찾아야 해.
당장 메뉴를 펼쳐놓고 그대가 잘못 판단하고 있는 마진율과 마진액의 차이를 확실히 알아보라고!